베트남 백화점의 자존심 짱띠엔 프라자
하노이의 짱띠엔 백화점과 호치민시의 텍스 프라자는 어찌 보면 베트남 유통의 자존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0여년 전 이 두 곳을 개발하겠다고 달려 들었고 상부에 보고를 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지금도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장띠엔은 면적이 작아 거절당했고, 택스프라자는 땅값이 비싸고 개발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는 이유로 본사로부터 거절을 당했다.
자체적으로 리뉴얼을 했다는 장띠엔 백화점을 방문하곤 깜짝 놀랐다. 베트남도 자체적으로 이렇게 멋지게 유통시설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명품 백화점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롯데센터 하노이에 명품 브랜드들이 입주하지 않은 이유도 이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S급 백화점 답게 구정(뗏) 판촉행사로 외제 차량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당시 백화점 런칭을 위한 시장조사에서 돈 있는 베트남 부자들은 명품은 가까운 싱가포르나 홍콩, 태국 등에 가서 관광을 즐기면서 사오지 국내에선 그리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경품행사 등록함에서 깨끗하게 ‘오판’이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베트남의 여느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1층 화장품 코너의 명품 브랜드들, 루이뷔똥을 비롯한 까르띠에, 베르사체 등의 브랜드. 2층 3층 모두 소위 명품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매장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 위상이 높고 롯데백화점의 1층 전면이 아니면 들어 오지도 않겠다던 MCM도 2층의 구석에 자리를 얻었다.
한편 이벤트 홀에서는 한국 의류들을 편집매장으로 만들어 특별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한류에 대한 조그마한 자존심을 챙길 수 있었다. 많은 고객들이 찾아와서 보고 구입도 했으면 좋겠건만 이벤트관이 매장의 구석에 위치하고 가격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이거나 일반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고가로 책정되어 있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베트남 자체의 자존심을 살린 장띠엔 프라자을 보면서, 호치민시의 택스 프라자도 이렇게 성공할 수 있겠지? 기대를 해보게 된다. 현재 호치민의 택스 프라자는 건물이 모두 소거되고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부지를 모두 개발하려고 애썼던 나로서는 아쉬움과 기대가 겹쳐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