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일상

눈앞에서 코 베기

베트남프렌즈 2024. 1. 7. 11:52

  주말을 이용해 이발을 하러 아파트 앞에 미장원을 찾았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아 다시 돌아와 점심을 먹고 1 30분이 넘어서 다시 미장원을 찾았다. 전에 한 번 점심 시간에 갔다가 이발사가 자기 점심을 먹고 있다가 내가 들어 온 것을 확인하더니 자리에 앉으라고 해 앉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10여분을 자기 점심을 먹으면서 기다리게 하고는 머리를 깍아주는 것을 보고 질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기엔 손님이 없어 보여 들어 갔는데 지난 번 미용사가 매장 밖에서 아이에게 밥을 떠 먹이고 있었다. 나를 보고는 자리에 앉으라 하기에 '이번에 옆에 있는 여직원에게 맡기고 깍아 주려나?' 싶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아이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다. 그래도 '자기 자식인가?" 싶으니 그냥 사랑스러워 보여 저번 보다는 마음이 들 상했다

  앉아 있는 사이에 외국인이 한 명 들어왔다. 나처럼 머리를 깍으러 온 듯해 보였는데 그 사람은 손톱 손질을 하는 여자에게 머리 깍는데 얼마냐고 영어로 물어 보았다. 영어를 하는 직원이 없었는지, 손님처럼 보이는 아가씨가 직원에게 얼마인지를 물어봐준다. 나는 직원이 어떻게 대답하나 귀가 쫑긋해졌다. '분명 외국인이라 생각하면, 특히 베트남어를 못한다는 것을 알면 가격을 더 부를 거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5만동'이라고 한다. '그래도 아파트 앞이니 거짓말을 안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그 손님이 다시 말을 전한다. "아니요. 7만동이래요." 괘심한 생각이 들었다. 방금 5만동이라고 해 놓고 외국인이다 싶으니 다시 한 번 가격을 올려 보는 것이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 미용사는 아이의 밥을 다 먹였는지, 안으로 들어와 내 머리를 깍으려 준비를 했고, 그 외국인은 그 사람에게 다시 이발하는 가격이 얼마냐고 물었다. "5만동" 그렇게 흥정은 결론이 났지만 머리는 깍는 시간내내 내 머리에는 온통 그 직원 아가씨의 괘심함이 가득 차 있었다. 외국인이 그렇게 많이 사는 아파트 바로 앞인데. 그것도 머리를 깍기 전에 가격을 물어 보는데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을 얘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이 베트남 사람에 대해 질리게 만들었다.

  '외국인이 돈이 많은 사람들이고, 이 정도의 돈은 문제 없을거야. 안 되면 말고' 라는 식의 사고는 아직도 남아 있는 듯 하다. 정말 눈 뜨고 있는 바로 앞에서 코를 베어 가고도 남을 사람들이다. 아직 가난해서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신상태를 바꾸지 않으면 발전은 그리 탄탄하지 않을 것 같다.

 

  어째튼 여기서는 내가, 외국인이 조심하며 살아가야 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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