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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움보다는 애련함으로
    카테고리 없음 2024. 1. 30. 19:55

    푸미의 한 사찰의 관세음 보살 상

      아침 일찍 매장 문을 열었다. 어제 밤에 기분 좋게 잠이 들었는지 이전처럼 5시에 눈이 떠지고 행복하게 샤워도 하고 매장으로 나와 어제 저녁에 손빨래를 속옷과 와이셔츠를 널어 따스한 햇살을 만끽하도록 주었다. 오픈 얼마 되어 베트남 현지인이 매장안으로 들어와 컵라면을 만지작 거리며 하나 하나 얼마냐고 묻는다. 4 2천동, 3 7천동, 가격을 확인하는 보니 돈이 없는 모양새였다. 그래서 가격의 컵라면 하나를 집어 보이며 3만동이라고 하니 꼬깃 꼬깃한 잔돈 지폐들을 끄집어 낸다. 그리고는 50만동 짜리를 다른 주머니에서 끄집어 내어 보여 준다. ‘안그래도 요즘 잔돈을 바꾸지도 못하고 잔돈이 없어 힘든데 아침부터 장난치나!’라는 생각이 들어 잔돈 없다 퉁명스러운 소리를 내니 돈들을 주머니에 집어 넣으며 매장 밖으로 터벅터벅 나가는 것이었다.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씁쓸했다. ‘지금 나가서 어디 다른 곳에서 라면을 곳도 없을텐데…’ 베트남 아저씨를 불러 세웠다. 3만동짜리 컵라면을 손에 쥐어주고 가져가 먹으라고 하니 아까 잔돈을 모두 꺼내어 준다. 1 7천동이었다. 매장의 모퉁이를 돌아 가는 분을 다시 불러 세웠다. 처음에 분이 선택한 4 2천동짜리 진짬뽕 컵라면으로 바꿔주고 이게 맛있는 거예요하고 라면을 바꿔 들고 매장안으로 들어 왔다.

     

      처음 살만한 돈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 들어와 이것저것 만지는 모습에 불쾌했던 나의 모습, 퉁명스럽게 없다고 돌려 보냈던 모습이 밉상이었다. 그래도 고객이 먹고 싶었던 것을 건네 주고 지금 마음이 한결 행복해 지고 아침에 침대에서 나와 샤워를 하던 기분을 이어 나갈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마음을 상해하고 하는 모습을 보는 해서 찜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나의 잘못된 모습을 발견하고 고치려 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이쁜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해야 고객을 맞는 모습도 예뻐 보일 것이고, 그러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아침 고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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