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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져 주지 않으면 확신컨데 10년안에 쫒겨난다
    베트남 일상 2024. 2. 9. 11:40

    결혼하지 않은 처녀들은 하얀 아오자이를 입는다

       오래간만에 두 분 형님들과 운동을 하고 와서 점심을 먹는데, 형님 한 분이 갑자기 "어제 형수와 한 판 했다"며 한 숨을 푹 쉰다. 형님은 늦은 나이에 베트남 형수를 만나 다문화 가족을 이루셨고, 작년 말에는 공주가 태어났다. 인생 이막을 일찌감치 넘겨, 느즈막이 생긴 아기이니 얼마나 사랑스럽겠는가! 그런데 그 아이 때문에 형수가 형님에게 화를 내고 심지어는 베트남말로 심한 말을 해서 큰 소리를 내고 한바탕 했다는 한다. 이유인 즉, 애기를 키우는데 형님은 해 주는게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특히 연휴인데도 집안 일은 하지도 않고, 애기 목욕이나 돌보기 등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는 것이다. 애기 좋아서 안아 주고 뽀뽀 해 주는 거야 누구나 하는거 아니냐며.

      물론 요즘 젊은이들이야 육아를 같이 하고, 집안 일도 나눠 한다고는 하지만, 우리 세대들은 남편이 밖에 나가 돈 벌어 오면 아내가 아이들 키우고 뒷바라지 하는게 일상이 아니였냐며 위로를 받고자 하시는 눈치였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서 저도 여기 이렇게 떨어져 살고 있지 않나요?"라고 맞장구를 치는데 다른 한 분이 목소리를 높이시면서 "져주지 않고 너처럼 했다간 확신컨데 10년안에 이 나라에서 쫒겨난다"라고 하신다. 형수님한테서 쫒겨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특히 안 사람이 자기도 돈을 벌고 있거나, 재력이 조금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빨리 쫒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놀란 표정으로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 형님도 20여년 전에 베트남에 오셔서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여기서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아이들한테 혼을 낼 때에도 반드시 형수가 있는 앞에서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말이 나오고 형수와 싸우곤 하였기 때문이란다. 한 번은 아이들의 행동이 우리의 것과 다르게 행동하길래 혼을 내니 형수가 반박을 했다한다. 베트남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한국의 문화, 예절 등도 알고 그렇게 해야하지 않겠냐고 소리를 높였는데 돌아 온 답변에 더이상 아무 말도 못 하셨다고 한다. "애들이 지금 한국에서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이 지금 베트남에서 살고 있으니 베트남 예절, 문화에 따라 행동하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공동 육아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대세이고 일종의 운명이라는 생각이야 했지만, 베트남 여성에 대해 현실적인 경험의 말씀을 들으니 다시 한 번 베트남 여성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인이 베트남 현지 여성과 결혼을 하고 또 얼마 안 가서 파경에 이른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들었다. 게다가 여성이 한국인 남편의 재산을 다 해먹었다는 등의 이야기도 많다. 문득 '한 쪽으로만 생각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 여성이 이해하지 못하고 견디기 힘든 한국 남성의 그 무엇인가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이건 베트남이건 결혼이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서로 양보하고 이해해 가는 기나긴 과정인데, 너무나도 큰 서로의 민적적 문화나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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