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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 사람과 같이 사진 찍은 사람이야!!"베트남 개괄/베트남 입문 2024. 1. 29. 13:22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베트남 하노이 인민위원장 면담 [ 출저 베트남전문탑비자 재게시 ] 백화점에서 점포개발 업무를 하고 있을 당시, Savils, Colliers 등과 같은 대형 컨설팅 업체나 로펌 회사 등과 업무 협약을 맺고 부지 소개 및 시장 조사를 의뢰하였다. 그런데 가끔 명함도 없이 불쑥 사무실로 찾아와 소위 호치민에서 내 놓으라 하는 부지를 자기가 확보해 줄 수 있다며 업무 협약을 맺자고 찾아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지 관련 사진 몇 장과 지적도 한 장을 앞에 내밀고는 업무 추진을 위해 선수금 수십억원을 ESCREW Account에 넣고 시작하자는 황당한 제안을 한다. 소유주 관계와 업무 추진 상대방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자료를 요청하면 그런 자료들은 업무 협약을 맺고 추진비가 입금되면 알려 줄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 허탈한 웃음을 감추지 못할 때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꺼내는 한 두 장의 사진이 있다. 당서기장 또는 省 인민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든 사진첩 화일을 내 보이는 것이다. 마치 이것 한 장이면 자기의 신용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라는 듯 당당하게 말이다. 그런 브로커들을 몇 번 상대해 보곤 아예 핸드폰 사진 파일을 보여주거나 사진첩을 꺼내는 사람과는 한 치의 업무도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직도 그런 행동을 하는 베트남 사람들을 보곤 한다. 심지어는 한국 사람들 중에도 그런 작자들이 있다.
근무를 성실히 했던 직원 한 명이 자녀의 등원을 위해 근무를 그만하기로 한 마지막 날이었기에 근무를 마치고 모두 한 식당으로 가서 회식을 하게 되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인데 옆 테이블에서 한 명이 우리 쪽에 다가와 직원들을 아는 척하며 인사를 하더니 내게도 건배를 제의하는 것이었다. 불청객처럼 다가 온 사람이 쉬지 않고 떠들더니 다시 한 번 전체 직원들에게 건배를 하자고 하면서 내게 왜 원샷을 안 하냐며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 불쾌했다. 내 옆에 앉아 있던 매니저가 내 기분을 눈치챘는지 그 사람에게 뭐라 하니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조금 후에 그 매니저가 내게 이런 설명을 해 주었다. 만약 술자리를 하고 있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사람이 와 건배를 하게 되면 그 사람과 나이나 직책이 등급이나 이하인 사람은 모두 같이 원샷을 하고, 만약 건배 제의를 받은 사람이 술잔을 들고 온 사람보다 윗 사람이면 그 사람은 1/2 샷을 하고 제의한 사람은 원샷을 한다는 것이었다. 근데 조금 전에 나는 건배 제의를 받았는데 술잔에 입만 대고 조금밖에 안 마시고 있어서 멀쭉하게 서 있었다고 한다.
지난 번 Vinh 도시에 여행을 갔을 때, 술자리에서 남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술잔을 부딪히고 술을 마신 후에는 반드시 악수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것처럼 베트남 사람들 나름대로 술자리에서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지역의 술 건배 제의 및 술을 마시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인맥이라는 관계를 만들려는 노력의 하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더 많은 사람을 알고 있음이 그들에겐 자산이며 사회생활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한 사람들과 사진 찍는 것을 잊지 않는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 어쩌면 나와 함께 한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며 ‘난 한국인과 친구이고 그 사람은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포장될 지도 모를 일이다.
베트남에서 무슨 형이 이렇게 많고 심지어 아버지도 그렇게 많은 지 이제 알 듯 하다. 조금 알고 지내기만 해도 다른 사람에겐 친구, 형/동생으로 소개하고 나이 차이가 조금 나면 내 아버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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