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모습만으로 평가해서 안 되는 베트남

  가끔 시간을 만들어 현지 직원의 오토바이 뒤에 앉아, 주변 지역에 새로운 매장을 열만한 지점을 찾기 위한 시장조사를 하곤 한다. 몇 번을 둘러 보면서 최우선 지역으로 선정한 곳이 있었다. 저녁시간이 지나 8시쯤이 되었다. 한가한 시간을 이용하여 직원과 같이 저녁시간에 그 곳의 상황이 어떤지를 보기 위해 다시 그 지역을 찾았다. 처음 그 도로를 진입하면서 ‘역시 선정을 잘 한 지역인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면서 개발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보겠다는 생각에 오토바이에서 내려 주위를 살펴 보던 중 머리가 쭈뼛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도로는 2차선이었는데 항상 차량과 오토바이로 붐볐고, 건너편 공단지역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라고 했다. 그런데 죽 늘어선 주택중에서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도로에 인접한 건물들

한참 뒤로 물러서 있는 주택

 베트남의 가옥들이 전체적으로 앞 마당과 같은 형식으로 주건물이 뒤쪽에 배치되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번에 발견한 가옥은 도로에서 뒤로 떨어진 상태에서 다시 대문이 설치되어 있고 그 안에서 뒤로 물러나 주건물이 세워진 것이었다. ‘아…. 도로 확장 계획이 있는 도로이구나’ 라는 생각이 번뜻 들었고, 그 뒤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게 많이 이동인구가 있는 도로가 2차선 이라는 것이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아무리 번화가이고 유동인구가 많더라도 매장을 오픈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이 지역에 대한 개발은 100% 보류하기로 즉시 마음을 먹고 직원에게 이 길처럼 유통량이 많은 길이 있냐고 묻자, 바로 한 블록 위에 다른 곳이 있다며 오토바이를 몰기 시작했다. 보기에도 탁 틔인 도로, 6차선처럼 보이는 4차선에 도로 위 인도도 넓게 포장이 되어 있었고, 도로 주변을 따라 커피, 음료 매장들이 늘어서 있었고, 옷 가게도 군집을 이루고 있었다. 대규모 공단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한 도로인 것이다. 이미 개발이 되기 시작한 지역이라 임차료 등은 물론 높겠지만 리스크는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오늘 한 번의 시장조사 덕에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고, 개발 중점지역의 1순위였던 곳을 전면 보류하고 새로운 개발 목표 지역을 설정하게 되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명언에 다시 한 번 감사하는 또 한 번의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