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 생각에는 …” 실수일 뿐 문제는 없다.
    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7. 11:32

     

    채석강에서 달을 건지는 이태백, 동아대박물관 소장. ⓒ월간 민화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보통 오후 2시에 근무자들이 출근을 하면 잠시 숙소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오침을 하거나 청소, 빨래 등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에 다시 매장에 나가곤 한다. 하루는 방금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고객에게서 전화가 왔다. 돈치킨의 음식 주문을 메시지로 보냈는데 답변이 없어서 전화를 주셨다면서. 매장에 메시지를 보냈다. 설 특선 패밀리 세트 하나와 불고기 돌솥비빔밥, 그리고 샐러드를 추가해서 배달하라는 내용이었다. 메시지를 보내고 다시 잠을 청했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고객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돌솥비빔밥 추가로 주문한 것이 빠졌다는 것이다. 매장에 있는 매니저에게 전화를 해서 돌솥비빔밥 하나를 빨리 추가해서 보내드리라고 하고 나니 잠이 다 깨어 버렸다. “고객님과 통화를 하면서 메시지를 보냈는데 직원이 실수를 했네요라고 말씀드렸고, 그 분도 베트남 애들은 왜 그럴까요?” 라며 웃으며 끊으시니 죄송하다는 말씀을 한 번 더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매장으로 나갔다. 내 메시지에 답변을 했던 매니저에게 분명히 세트에 비빔밥 추가하라고 했는데 왜 또 빠뜨렸냐고 물었는데 기대했던 사과의 답변 대신에 황당한 답변이 날라와 더욱 놀랐다. 패밀리 세트 안에 돌솥비빔밥이 포함되어 있어서 고객이 두 개나 시킬 리도 없고, 두 개면 양이 너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에 내가 메시지를 잘못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소리도 지르고 난리를 쳤겠지만 이젠 무뎌졌다고나 할까? 아님 너무 황당해서 힘이 빠져 버렸다고 하는 게 맞을 듯 하다. 고객이 주문하는 것은 고객이 결정하는 것이고 만약 이상하면 내게 먼저 다시 물어봐야 하는 게 맞지 않냐고 하자, 그제서야 그건 미안하다며 그래도 자기 생각은 틀린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베트남 직원들이나 공사를 하러 온 직원들에게 어떤 지시를 했을 때, 내가 의도했던 것과 달리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수도 없이 발생했고, 그것을 지적하면 자기 생각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예를 들면 인테리어 공사시 LED 전등을 한 줄에 5개씩 설치하라고 지시했는데 결국에 가서 보면 4개씩밖에 설치를 안 해 놓은 경우가 있었다. 왜 지시한대로 5개씩 설치를 하지 않았냐고 묻자 자기 생각에는 5개면 너무 밝을 것 같아 4개씩만 설치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4개면 충분하다며 헤헤 웃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한 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공감 매장의 오픈 시간은 8시이다. 하루는 한 직원이 늦게 출근을 했길래 혼을 내려 왜 늦었냐?”고 묻자 오늘은 월요일이라 아침에 손님이 없을 거라 늦게 왔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잘못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을 절대로 거부하는 것이 베트남 시민들의 중요한 철칙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어떤 때는 그것을 피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거나, 아니면 진짜 자기 생각에 따라 행동해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수시로 발생하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바뀔 국민성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반드시 고쳐야 할 자세이기 때문에 이제는 직원들에게 잘못한 일에 대해 이유를 분명히 설명해 주고, 반드시 고객이나 지시한 상사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같은 직원에게서 특히 믿고 있던 직원에게서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보면 진정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속으로 속상해 하고 내 스트레스에 지치지 않기로 했다. “베트남 애들 왜 그래요?”라고 하신 고객님 생각이 난다. 그 분도 건설 현장에서, 현재 생활 속에서 많은 경험을 하셨으리라. 

    728x9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