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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워도 다시 한 번... 왜??? 사랑하니까!!
    베트남 일상 2024. 4. 11. 14:33

      69년생. 89학번.... 소위 386세대의 끝자락 사람이다. 페퍼포그의 지랄탄에 눈물도 꽤나 흘렸고, 달려 오는 백골단에 잡히지 않기 위해 상상 못할 높이의 담벼락도 넘어 보았다. 그렇게 소위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에 조금이나마 같이 했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운동을 했다고 하던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거들먹 거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건 정치아닌가?' '민주화 성공의 댓가를 국민들이 향유하는게 아니라 지들끼리 나눠 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 자부심중의 하나였던 전대협! 그리고 전대협 의장 임종섭. 베트남에서 한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1989년 임수경 양의 방북사건 당시 임수경양을 숨겨 주었던 분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도 어렵게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를 소개시켜준 분은 자기가 당시 임종섭 청와대 비서실장쪽 라인이며, 지금 상황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이었다. 속으로 생각했다. '그 때 그렇게 힘들게 살았던 사람은 옆에서 지금도 힘들게 살고 있는데... 자기들은 지금 권력이 어떻고 다음 정치는 어떻게 될거라면서 거들먹 거리는게 말이 되나!'

      이후로 정치에는 관심을 끊기로 했다. 해외 부재자 투표도 신청도 하지 않았다. '그 놈들이 그 놈들인데 내가 왜 힘들여서 가서 투표를 해야 하나' 라는 생각으로. 그런데 선거가 다가오면서, 유튜브에서 조국혁신당의 조국씨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몇 번 보면서 무의식중에 끌려 들어가는 듯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 선거 바로 하루 전 날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면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였다.  

    조국 세종문화회관 기자회견 유튜브 방송 캡쳐

     기자회견 바로 전 그곳에 모인 시민들이 '홀로 아리랑'과 개사한 '할렐루야'를 부르고 조국을 연호하는 모습이었다. 그 자리에 모인 시민들은 나의 모습 같았다. 50대 이상의 아주머니, 아저씨들.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은 힘이 없지만 그래도 마음은 그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그런 모습이다. '청춘 때 나라를 위하여 민주화를 위하여 거리로 뛰쳐 나가고 최루탄과 전투 경찰과 맞서서 만들어 놓은 세상을 기득권 정치세력, 정권이 말아먹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싶다. 국민의 힘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도 하는 꼴이 자기가 생각한 '나라를 위하고, 시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그 곳에 모인 것이 아닌가 싶다. 이미 우리는 사회에서도 주도적인 세력에서는 밀려나 있지만 그 때 바랐던 꿈과 투쟁의식은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어제 저녁 개표 과정을 보느라 1시가 넘도록 잠을 청하지 못했다. 월드컵을 보듯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결과와 하이라이트만 봐도 될 것을... 관심밖의 민주당과 국민의 힘 지역구 개표 현황을 보면서 멍하니 시간만 잡아 먹고 있었다.   정당별 비례대표 예상 득표수가 관심사였는데 1시까지만 해도 10%로 개표가 안 된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하품을 하고 눈물이 찔끔 나오면서, 어제 뭐하러 그걸 그렇게 보고 앉아 있었나 싶다. 

      

      미워도 다시 한 번!! 눈길 주기도 싫었던 정치인데,,, 조국 혁신당에 집회에 모인 내 또래 아줌마, 아저씨들을 보면서 애잔한 마음이 든다. 그 분들에게도 나 한테도.

      정말 시민을 위한 나라가 되면 좋을텐데...

       왜? 나라를 사랑하니까! 우리 자식들이 그런, 조금 더 나은 나라에서 살길 바라니까! 우리 자식들을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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