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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
    베트남 일상 2024. 4. 16. 18:41

      '도깨비'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중의 일부이다.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쪽으로 등을 떠밀어 주었다면 그건 당신 곁에 머물다 가는 순간이다. 

     

     도깨비가 처음으로 받은 샌드위치 #도깨비 (youtube.com)

    드라마 '도깨비' 중에서

      어제 저녁엔 숙소에서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혼술을 하였다. '가장 소중하게 사랑받던 이에게서 외면받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서운함과 억울함이 솟구치는 것을 느끼며 소주를 벌컥 벌컥 마셨다. 많이 가져 가질 않았기에 짧고 굵게 끝내고 일부러 코미디 영상을 찾아 듣다가 잠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모두 나의 생각과 고집 그리고 행동에 대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다가 오는 변화된 느낌에 슬픔이 밀려왔다. '잊자' '지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겨 내고 다음에 그에게서 변화를 다시 이끌어 내자'라며 나를 다독거리면서 언제 잠이 든지도 모르게 아침을 맞았다. 

     

      솔직히 새로운 아침도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또 누군가에게 상황을 설명하여 양해를 구해야 하는 처지였고, 매장에 냉장고도 이상이 생겨 기술자를 불러 놓은 상태라 베트남 기사가 와서 시간을 끌고, 비용문제로 실랑이를 벌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자전거 바퀴도 껄덕되며 움직이는 듯 했다. 

     그런데 매장에 도착해 양해를 구하는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바로 '이해한다'며 앞으로도 잘 해보자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제 전화로 약속한 시간인 11시가 되기도 전에 기술자가 매장에 도착하여 냉방고를 살펴보더니 문제를 바로 체크하고 수리비는 얼마라고 그 자리에서 제시 하더니 뚝닥 뚝닥 저녁 식사 전에 수리를 완료하고 돌아간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그 때 잠시이고 또 시간이 지나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오고 있었다. 소위 인생이 '새옹지마'라고. 그런데 오늘은 '신이 내 옆에 머물다 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에서 본 도깨비의 대사 장면이 오늘 다시 내게 포착된 것 또한 그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제와 오늘, 세상이 바뀐 것은 없는 듯 한데... 세상을 느끼는 내 마음은 바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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