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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신 정도는 해야, 참 베트남인이지!!
    베트남 일상 2024. 4. 18. 19:49

      베트남 사람들을 보면 유독 문신을 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소위 깡패들이나 껄렁껄렁한 젊은이들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멀쩡해 보이는 나이 든 어른들도 문신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선해 보이는 여성들도 여러 부위에 문신을 하고 속 살을 드러내 놓고 다니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왜 베트남 사람들은 문신을 좋아할까? '성형 수술 등의 비용은 많이 들고, 화장은 더위와 땀에 거추장스러워 일종의 자기만의 차별화를 위해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에게 문신은 현대에 서구에서 도입하여 시작한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세계에서 선도적으로 문신을 하기 시작했다는 놀라운 내용을 발견하였다. 

     

     '씬짜오 베트남' 교민잡지의 칼럼리스트인 박지훈씨의 '문신, 편견 또는 문화'라는 컬럼기사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문신을 '쌈힌 Xăm hình' 이라 하는데 기록이 기원전 3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문신의 기원은 '영남척괴열전'에 실린 건국신화에 그 내용이 담겨 있다. ...

      베트남 최초의 고대국가인 반랑국의 흥와(Huong Vuong) 때에 백성들이 강에서 물고기를 잡았는데 때때로 이무기가 나타나 그들을 공격해 해를 입혔다. 그래서 왕에게 어려움을 호소하였더니 왕이 말하였다. "산지에서 사는 백성들은 물에 사는 족속과 다르다. 이무기는 자기 족속은 좋아하지만 다른 부류들은 싫어해 너희를 공격하는 것이다" 왕은 백성들을 보호할 방책으로 사람을 시켜 백성들의 몸에 먹으로 용왕의 모습과 물속에 사는 괴물들의 형상을 새기게 하였다. 이후로부터 백성들은 강에서 일할 때에도 이무기에게 물리거나 해를 입지 않게 되었다. 베트남 사람이 문신하는 풍속은 이 때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  '문신, 편견 또는 문화' 기사 일부 재인용 ]

     

     이런 문신의 필요성은 회세 침략기에 더욱 높아졌고, 쩐 왕조때 중국의 원나라가 침공을 했을 때에는 모든 군사들이 몸에 '삿탓' 이라는 글귀를 문신으로 새기고 전장에 나갔다고도 한다.

      하노이의 호안끼엠의 전설 중의 하나인 툭팜(Thuc Pham)왕이 호수에 살던 거북이로부터 1번에 1,000발이 발사되는 석궁을 빌려 중국의 침락을 막아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 후 한나라의 짜오 뚜어(Trao Tuo) 장군이 월남 합병을 위해 침략을 하였다. 그 때 툭팜와의 딸을 속여 석궁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게 만들어 월남을 정복하는데 성공을 하였다. 그런데 짜오 뚜어 장군은 월남을 정복한 이후 월남의 왕이 되었다. 이후 짜오 뚜어 왕은 베트남에 동화되어 중국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였다. 놀라운 사실은 이 왕이 몸에 문신을 하였는데 이 사실은 전통 유교사상(부모가 주신 신체를 훼손하는 것)을 따르는 중국에서는 절대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이에 한나라 장군이 다시 정벌을 와서 "한나라의 신하가 어떻게 문신을 하느냐?"라고 묻자 짜오 뚜어 왕은 "문신한 사람에게 도리를 얘기하지 말아라"라고 했다고 한다. 즉 중국을 거부하고 베트남 사람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 Ohmyschool , 100명의 형제가 세운 나라, 베트남? 흥미진진한 베트남 건국신화 유튜브 영상 참조 ]  

    사진을 찍으라며 당당하게 내민 여직원의 팔 문신

     이렇듯 베트남 사람들에게 있어 문신은 일종의 부적과도 같은 것이며, 전통적으로 내려 온 문화의 하나인 것이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젊은 남자 아이들의 팔뚝과 어깨들에 새겨져 있는 문신들을 보면서 한 편으론 귀여운 그림도 있어 피식 웃기도 하면서 '어린 녀석들이 벌써부터 몸에 문신이나 새기고!' 라고 생각하거나 좀 싸울만한 사람들의 문신을 보면서 '여긴 깡패들이 여기저기 너무 깔려 있는거 아냐'라면 쪼그라 들기도 했었던 것 같다. 베트남 사람들과 몸으로 직접 싸울 일도 없겠지만 문신이 지레 겁부터 먹을 일은 아닌 그들의 문화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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