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베트남 사람에게 길 묻지 마세요!!

 

  시골에 가면 현지 사람들이 외지인에게 일부러 길을 거꾸로 알려준다는 말이 있었다. 베트남에서 그런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보통은 내가 직접 길을 찾아 주소로 찾아간다. 하루는 직원에게서 받은 주소를 가지고 도보로 목적지를 찾아 가기로 했다. 베트남은 대부분의 건물에 정확한 주소가 간판 등에 표기가 되어 있고, 특히 한 길을 사이에 두고 한 쪽에는 짝수 번지수가 다른 한쪽에는 홀수 번지수가 배치되어 있고, 그 숫자도 가운데 길을 두고 차례로 증가되거나 감소하기 때문에 주소만 알고 길만 찾으면 주소지를 정확하게 찾아 갈 수 있다.

도로를 끼고 좌 우로 주소 번호가 홀수와 짝수로 구분되어 있고 한 방향으로 숫자가 늘어난다

 난관이 부딪힌 적이 있었다. De Tham 이라는 유명한 외국인 거리가 중간에 가로지르는 길을 세 개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소지를 찾아 걸어가다 큰 도로를 건너 갔는데 그 곳의 주소지도 같은 De Tham 거리였다. 안도를 하고 길을 걷는데 나의 목적지 번지수가 없어진 것이다. 도로를 또 건너야 할까 고민을 하다 번지수가 없어 그 도로를 건넜다. 그런데 이번에 거리의 이름이 바뀐 것이었다. 120번지 이하의 주소지가 사라진 것이다. 두리번 거리고 있다보니 오토바이에 걸터 앉으신 할아버지뻘 되시는 분이 뭘 찾냐고 물으신다. "120번지 데탐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말씀 드리니 왔던 길을 되돌아 가면 있다고 하신다.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방법이 없다. 건너 왔던 도로를 건너 조금 걷다가 아무래도 이상해 다른 연세 많으신 여자분께 다시 한 번 이 주소를 여쭤보니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그 방향으로 더 가면 된다 하신다. 이제 안심이다 싶어 걷다 보니 처음의 그 장소에 도착하였다. 여행사로 들어 갔다. 주소를 말하고 방향을 물어보니 아까 온 길로 다시 가야 한다고 한다. 그 길은 다른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자세한 설명을 해 주면서. 그 길을 15분 이상 다시 걸으며 도로를 세 개를 건너고 나니 다른 이름의 길이 나왔는데 괄호 안에 데탐이라는 길 표시가 함께 있었다. 그 여행사의 젊은이가 가르쳐 준 것이 맞는 것이었다. 뒤를 돌아 보았다. 그 아주머니가 있던 곳을. 아직도 그곳에 서 계신다. 가서 한 번 "베트남 나쁜 사람들!"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니 지쳐서 못 갔다. ㅠㅠ

 

  베트남에서 주소를 정확히 알고 거리를 찾았다면 더 이상 현지인에게 주소를 묻지 말고, 숫자를 따라 자신을 믿고 찾아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두 번 다시는 속지 않으리라 했지만 이번에 다시 한 번 두 사람에게 연속으로 속고 나니 화가 나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