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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판이 벌어진 듯한 커피전문점 Highland!!
    베트남 일상 2024. 2. 3. 12:16

      베트남에서 가장 큰 명절이자 휴일인 Tet(음력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 휴가에 들어가 고향을 찾은 분들이 계신지 아침부터 하일랜드에는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나와 담소를 나누시고 계신다.

      설과 추석 연휴는 어른들에겐 한 해 중 가장 행복하고 흐믓한 날이지 않은가!! 고향을 떠나 외지에 나가 있던 자식들이 손주들까지 우르르 몰고 와서 인사를 드리고 온 가족들이 모이는 날이니 말이다. 이러한 모습은 이제 한국에서 거의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렸을 적, 설날이 되면 큰 외삼촌 댁에 온 가족들이 모여 들썩 들썩 했던 기억이 난다. 8남매의 장녀인 어머님의 큰 오빠네 집에 모두들 모이는 것이다. 큰 방에는 어른들이 모여 만담에 떠들석하셨고 우리 손주들은 집 앞 거리에서 숨바꼭질을 하며 뛰어다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우리 집도 설, 추석연휴가 되면 누님들 가족들이 날을 바꾸어 가며 부모님 댁을 찾아 가고, 심지어 난 가지도 못하고 자식들이 인사를 드리고 오곤 했다. 내가 있는 때에도 이모들과 외삼촌들은 한 분 두 분 따로 다로 찾아 오셔서 잠시 앉아 계시다가 돌아 가신 것으로 기억한다. 모두들 가족들이 있으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한 편으론 내가 어렸을 적에는 어떻게 그렇게 모두들 모이셨는지 이상하기만 하다. 

     

      그런데 베트남은 그 때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 하다. 벌써 직원들 중에 두 명이 오늘부터 고향으로 간다고 떠났고 두 명은 내일까지만 근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10일을 쉬겠다고 하곤 떠나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동만 신기한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 온 비엣끼우(베트남 교포)가 가장 성공적으로 일궈냈다는 서양식 커피 전문점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매장 안 쪽과 외부가 마치 사찰, 아니 무당집 같은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바꾸어 놓은 것이다.  

    하일랜드 외부 희망 트리
    매장 외부 붉은 띠를 주렁주렁 달아 놓았다

      외부 테라스에는 희망 트리가 설치되었다. 그것까지는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테이블 위로 주렁주렁 붉은 천을 달아 빙 둘러 놓은 것이다. 붉은 물결이라곤 하지만 산 위에 있는 무당 집의 그것과 같은 을씨년한 느낌을 받은 건 사실이다. 

     

      매장의 내부에도 조그마한 제단이 마련되었다. 분명히 설날에는 과일과 음식들을 올려 놓고 매니저와 직원들이 제사(?)를 지낼 것이다. 지난 해에도 그랬으니까!!

      베트남 현지인들의 정서에 맞게, 그렇게 했을 것이다. 가끔 베트남 시민들의 종교심과 미신을 믿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이것이 그 사람들의 생활에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 번 설(Tet) 연휴 때는 어떤 모습들을 보여 줄 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릴 적 추억을 끌어 내주어서 고맙기까지 하다.

      가족 친지들이 모두 모여 왁자지껄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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