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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은 받는게 아니라 나누는 거예요
    베트남 개괄/베트남 입문 2024. 2. 10. 16:45

    설 세뱃돈을 넣는 봉투 ( bao Li xi)

      한국에서건 베트남에서건 설이 가까워 오면 세뱃돈에 대한 부담감이 그만큼 가까이 느껴지곤 한다. 오랜 주재원 생활, 해외 생활 그리고 연휴때는 특히 쉬지 못하는 롯데 유통업체의 직장생활 덕분(?)에 설, 추석 당일에 가족이나 친지들이 다 함께 모이는 경험을 많이 갖지는 못했지만 어디에 있건 부담은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베트남에서도 설 연휴에는 바오 리 시 라는 Lucky Money 봉투에 세뱃돈을 넣어 가족 친지들과 직원들이나 지인들에게 나눠준다. 베트남에서 매장을 운영하면서 설 당일에는 내가 주어야겠다고 생각한 숫자보다 몇 배나 많은 봉투를 준비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곳에서는 알고 지냈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 날 만나게 되는 사람에게도 그것을 주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KNG Mall을 청소해 주시는 분들, 우리 매장 옆 하일랜드 매장의 주차를 도와주는 아저씨, 아파트 경비를 서 주시는 분들 등 평소 알고 인사하고 지내던 분들에게도 작은 정성을 표시하면 더욱 좋은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경험을 하였다. 알바를 하는 직원이 내게 Lucky money 봉투를 내게 주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하는 것이었다. 얼떨결에 주고 받기는 했지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베트남에서 Lucky Money는 꼭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용돈의 느낌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복을 나누는 개념'으로 표시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돈의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덕분에 서열(?)별로 얼마씩을 넣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은 한결 편해지는 느낌이었다.

      베트남에서 세뱃돈이라고 안 하고 'Lucky Money'라고 부르는 것이 정말 적합한 단어라는 생각도 들고, 그 의미도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나의 복을 더 많이 나눠주고 또 남의 복도 함께 받으며 서로 나누게 된다면 모두 새해에는 복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오후 5시 30분 방금. 롯데리아 직원 한 여직원이 매장 문을 열고 환하게 웃으며 퐁당 퐁당 뛰어 들어 오면서 내 손에 사탕을 몇 개 쥐어 주며 "복 많이 받고 건강하세요"라고 새해 인사를 한다. 이 친구는 전에 공감 매장에서 몇 개월 같이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항상 서로 볼 때면 반갑게 인사를 하던 친구이다. 오늘 내일 근무를 하러 와서 얼굴을 보게 되면 'Lucky Money'를 전달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사탕을 받고 또 더 기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을 주게 되니 정말 행복하다. 새해의 복은 서로 나눔으로써 모두 더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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