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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으름을 일깨워 주신 고객의 한마디
    베트남 일상 2024. 3. 13. 11:37

      행차 매장에서 고객 한 분이 전화를 주셨다.

    "사장님 이리 좀 와 보세요"

    '또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바로 뛰어 갔는데 한 분이 제안을 하신다. 오뎅탕을 시켜 먹는데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두 명이 와서 소주 한 잔 같이 하면서 먹기엔 너무 부담스러우니 작은 사이즈를 만들어 제공해 달라는 요청사항이었다. 

     

      실은 몇 몇 고객분들이 가끔 이런 말씀을 내게 하셨다. '덮밥이 양이 너무 많아요' '작은 것 만들어서 가격도 좀 낮추고 하면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을텐데.... 직원에게 적게 달라고 해도 항상 이렇게 많이 주네요' 라며 약간 불만이 섞인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다. 아깝게 버려야 한다. 

      우리 행차 매장의 주방장 손이 큰 것은 사실이다. 나도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주문할 때면 항상 '양은 조금만 해서 줘요' 라고 하곤 하고 전형적인 베트남식으로 '주인은 떠들어라 난 내 방식대로 음식 만든다'라며 양을 많이 내어 놓으면 아예 처음부터 테이크아웃용 용기를 갖다 달라해서 반을 덜어 놓고 먹고는 나머지는 집에 가져가곤 한다. 

     처음 식당을 만들 때 지인분께서 사이즈를 나누는 것은 주방 매뉴얼도 그렇고 식기 등 매장이 작은 곳에서는 불편한 점이 많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주저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현재 행차 매장은 한 분이라도 더 오셔서 '맛도 괜찮고 양도 푸짐하네'라는 인상을 가져 가시는 것이 중요하리라는 판단에 주방장을 다그치지 못하는 측면도 있었다. 

     

      고객의 주문을 직접적으로 받은 상태이고 해서 바로 주방장을 불러 안주용이 아닌 식사용으로 오뎅탕을 만들어 판매하자고 하니 바로 음식을 만들어 왔다. 뚝배기 위에 국물이 보이질 않아 '오뎅이 불은 것이 아닌가' 하고 숟가락으로 뒤적여 보니 오뎅이 한 움큼이었다. 국물도 식사를 하기엔 모자라지 않은 듯 했다. 바로 사진을 찍어 놓곤 시식을 하였다.

    '맛있다' 오뎅이 많다는 생각에 오뎅량을 줄여도 되겠다 생각이 들었지만, 한 끼 먹는데 오뎅 많은게 어때서? 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SNS에 신제품 홍보 메시지를 보내 드렸다. 

    뚝배기 오뎅탕(식사용)

      "손이 큰 주방장이 식사용으로 오뎅탕을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오뎅이 너무 많아 국물이 보이질 않네요. 뜨끈하게 반주와 함께 든든한 식사 하세요. 뚝배기 오뎅탕 200,000 vnd 입니다." 라는 메시지와 함께. 메시지를 고객분들께 보낸 즉시 소형 사이즈를 요청하신 고객님께서 바로 "ㅋ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돌아 왔고, 저녁에는 한 팀이 오뎅탕을 주문해 드셨다. 

     

      저녁을 드시기엔 늦은 시간인 9시 정도에 한 고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8명이 행차에 오시니 준비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10시가 넘게 말씀을 나누시던 분들이 원래 영업 마감시간은 10시라는 것을 아시고는 점잖게 자리를 정리해 주셨다. 전화 예약을 해 주신 분이 카드를 들고 와 계산을 요청하시면서 "사장님 매 번 보내 주신 베트남 이야기 잘 읽고 있습니다. 같이 베트남 타지 생활을 같이 하면서..." 라고 하신다. "감사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리면서 내가 요즘 게을러져서 며칠 못 쓰고 있네요. 다시 쓰겠습니다. 라고 말씀 드렸다. 

     

     숙소로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요즘 내 생활에서 '생기' '활기' '열정' 등의 단어가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주방장이 내게 이것 저것 신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자고 시식을 시켜준 것들도 아직 메뉴로 홍보하지 않았고, 손님이 비법을 알려주고 상품화 하라고 하신 것도 그래도 이고, 매니저는 메뉴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었다. 공감 매장 앞에 분식 판매계획도 한 달이 넘도록 개시를 하지 못하고 었다.

     '그것도 해야 하는데...' '아! 이것 까먹고 있었네' 라면서 끌려 가듯 시간에만 이끌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버뜩 들었다. 

     

     '베트남 이야기를 항상 읽고 계신다'는 고객님 한 분의 말씀에, '항상 관심을 가져 주시고 챙겨 주시는 말들과 아이디어 들을 내 게으름으로 깔아 뭉개면서 지치고 있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공감 매장 앞에서 팔기로 한 붕어빵과 덕볶이, 오뎅, 순대도 이번 주말부터 시작하자고 지인분께 연락을 드려 확인을 받았다. 메뉴도 정리를 하고 메뉴판도 수정을 하고, 신제품도 홍보를 해야 겠다. 

     

     몸과 마음은 같이 움직이는 것 같다. 마음이 느슨해지면 몸이 피곤하고 느려지고,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활력이 생기면 몸도 바빠지고 머리도 같이 바빠지는 것처럼. 항상 나를 주위에서 지켜봐 주시고 아껴 주시는 것에 감사하면서 잊고 있었던 '활기'와 '열정'을 회복해야겠다. 그것이 보답하는 것의 하나이길 바라며. 

     

    "고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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