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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
    베트남 일상 2024. 3. 17. 13:08

     책을 사는 것에는 인색하지 않은 편이다. 대학시절 한 교수님께서 '책을 구입하는데 절대 주저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혹시 책을 사서 그 때 읽지 않으면 헛 돈 쓰는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은 하지 마라. 그 책을 보고 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은 언젠가 자신에게 필요한 책이 될 것이고 만약 그 책을 사 놓지 않으면 나중에 생각이 나도,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게도 되고, 나중에 꽂혀 있는 책을 보다가 , 이 책도 있었구나라고 생각해 그 책을 다시 꺼내 읽게되면 그게 다 자신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내 방에는 중국/베트남과 관련된, 유통과 서비스에 관련된, 책들이 짐짝처럼 널려있고 꼽혀있다. 가끔씩 한 번 정리를 해 처리해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한 편으론 이 책들을 다시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버리지를 못하고 있다지금 그 기분대로 집에 있는 책들을 읽으면서 하나둘 정리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대학 학생시절 어머님은 내게 운전면허증은 필수이니 군대 가기전에 따 놓으라고 재촉을 하셨었는대 나는 '지금 운전이 왜 필요해요?' '다음에 면허를 따면 되지!'라고 하면서 미루다 어머님의 등살에 필기를 두 번이나 떨어지면서 운전면허증을 땄다. 군대가기 며칠 전, 전 날 음주를 하고 실기 면허시험장에 갔다가 운이 좋게 합격을 하고 그 자리에서 면허증에 필요한 사진을 찍어 지금도 운전 면허증의 나의 얼굴은 붉그스름하다. 지금은 한국에 가면 아이들과 와이프가 같이 할 수 없는 시간을 이용하여 혼자 드라이브를 하면서 사찰이나 박물관 등을 찾아 다닌다. 자동차와 운전 나만의 힐링을 위한 반려자가 되었다. 그 때 아니였어도 면허증을 따긴 했겠지마.. 

     

     언제부터인가 나는 '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항상 대비하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마음가짐 하나를 항상 새겨 담고 있다. 중국에서 사드 때문에 밀려 나와 직장을 잃고 있을 때 한 일년 동안은 자격증을 따면서 공부에 한동안 집중하였다. 국제 무역사, 관광통역안내사(베트남어), 소비자 상담사, 다문화 상담사, 심리분석사,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1급 등 자격증만 몇 개나 된다. 당시 주변의 지인들은 바로 사용하지도 않을거면서 왠 공부를 그렇게 하냐고 묻곤 했다. 나는 웃으며 나중에 늙어서 일을 하던, 봉사를 하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가장 쉽게 증명해 주는 것이 자격증이니 따 놓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물론 대학시절의 무역사, 관광통역 안내사, 소비자 상담사 등은 적어도 일 년 또는 수년에 걸쳐 준비를 한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시간을 만들어서, 내가 게을러서 버려진 시간들을 이용했다고나 할까? 그렇게 매일 조금씩 나눠 준비해 온 것 들이다. 실은 언제 이 자격증 들을 사용해 볼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게 기회가 주어 졌을 때 능력이 부족해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베트남어)

     올 해 대학을 졸업한 따님이 이제서야 운전면허증을 따고 싶다고 한다. 얼마전엔 "아빠 제가 TOEIC 만점 받으면 선물 뭐 해주실거예요? 다음 달에 시험봐요"라고 메시지를 보내 왔다. 대학 들어 갔을 때 부터 방학기간 등을 이용하여 따 놓자고 얘기 했던 것들이다. TOEIC은 유효기간이 있어서 지금 본다는 변명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만점 받으세요!'라고 간단히 메시지를 보냈다.

      속으로는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이미 결정되어진 상태이다. 능력이 안 되어 선택받지 못하는 생활이 아닌, 능력이 되어서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삶이 되도록 해야 할텐데...' 라고 말해 주었다. 

     

     요즘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면 우리 딸과 같아지는 것 같다. 닥쳐야 그 때서야 몸을 일으킨다. 지금은 준비하거나 실천을 해야하는 때인데도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게을러진 것이다. 딸에게 한 말을 다시 일어보면서 나를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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