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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U23 축구, 열정이 만들어낸 기적에 박수를 보내자
    베트남 일상 2024. 4. 26. 10:33

      아침 일어나자 마자 항상 하던 것처럼 화장실로 향했고, 유튜브를 틀었다. "한국 : 인도네시아 2:2"라는 타이틀을 본 순간 어그로를 끌기 위한 제목이거나, 전에 경험했던 가짜 동영상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어 뉴스 기사로 화면을 바꾸었다. '카타르 참사'라는 단어가 보고서는 바로  '진짜 진거구나'라는 판단이 들었다. 

      중요한 축구경기가 있어도 밤 늦게 하는 경기인 경우는 보통 그냥 잠을 청하곤 한다. 어제도 저녁을 먹으면서 저녁 12시에 한국 축구경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인도네시아 인데 '지기야 하겠어?' '내일 아침에 하이라이트만 보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굳이 마음에 두지 않았었다.

      실제 2:2 경기 하이라이트와 패널틱 경기를 보고서야 '아... 정말 진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희망이 무너졌으며 '카타르 참사'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구나 싶었다. 

     

      한일전 경기에서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말에는 동의해서 한일전은 찾아 보긴 하지만, 이기면이야 '일본은 당연히 이겨야지! 잘 했어 역시 대한민국!!' 이라며 들뜨지만, 지게 되는 경우에도 분노하거나 우리 편을 나무라거나 할 정도로 관심을 가져 주지도 않았다. '그저 스포츠일뿐' '상대편이 잘 해서 넣은 멋있는 골이라면 그 자체를 칭찬해주면 되고 우리가 부족한 것이 많았다면 다시 연습하고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지나간다. 

     

      오늘 아침 경기결과를 확인하고, 유튜브에서 신태용 감독의 경기 승리 후의 장면을 보면서 내 맘안에 있는 색다른 감정을 발견하게 되었다. 

     

    [U23 아시안컵] 신태용, 한국선수 먼저 토닥였다..[엠빅직캠] After winning the match, Shin Tae-yong consoled his own country (youtube.com)

     

     약자의 반전에 박수를 쳐주고, 한편으론 이상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기 내용이 어떠했는지, 심판의 판정이 어떠했는지는 차치하겠다. 결과는 성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니. 승리는 인도네시아의 것이었다. FIFA 순위 134위로 동남아시아에서도 항상 베트남에 밀리던 약체였다. 그 나라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지 간에 올 해 인도네시아 축구의 비약적 발전은 인도네시아 자국내에서의 열광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고, 해외에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축하해 주고 있었다. 

      그동안 선수들과 국민들 사이에 축구에 대한 열정이 살아나고 있었고, 어찌보면 그 열정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일 수도 있겠다. 외부에서 말하는 '기적'은 말하자면 외부에서 모르고, 보지 못하는 열정들이 뭉쳐 폭발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한강의 기적' '한국 K 방산의 기적' 'K 문화의 기적' 이 그냥 저절로 만들어 진 것이겠는가? 부모님 세대의 땀과 희생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고, 전쟁 위협과 국군의 나라에 대한 헌신이 K방산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고, 어릴 적부터 피땀나는 훈련과 절제가 K Pop과 문화의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인도네시아의 승리를 보면서, 신태용 감독의 한국 선수들을 다독거리는 장면을 보면서 인도네시아의 열정을 충분히 칭찬하고 축하해 줄만 하며, 신 감독의 모습에게서 우리에게 열정을 다시 만들어보자는 주문을 읽을 수 있었다. 

     

      '기적은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인 듯 하다. 현실에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그러니 기적이라 부르겠지만. 하지만 한가지 그 기적은 열정 없이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약자이건 약체이건 어디서도 기적은 가능하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준 인도네시아 축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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