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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찔러 보고 안 되면 말고… 외국인은 봉이다.
    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6. 21:03

     

    Grap 오토바이 택시 [ 사진출처 unflash ]

      코로나 때문에 베트남에서 이사를 하시는 분들이 부쩍이나 많이 늘은 것 같다. 어제 저녁에 갑자기 아는 형님에게서 카톡이 왔다. 서울에 와 있는데 갑자기 짐을 옮겨야 하는 데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아침 일찍 호치민시로 향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1군에 도착하여 나를 도와주시기로 한 사장님을 만나러 가기 위해 Grap을 부르러 모바일을 만지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다가와 어디를 가냐고 물으신다. 안 그래도 오토바이를 타는 것은 되도록 자제하고 있는데 '저렇게 늙으신 분이 운전하는 것을 탔다가 사고라도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다른 한 편으로 그래도 돈을 버시겠다고 나오신 것을 보니 측은한 생각이 들어 'Vinhom Parkland 3'에 가려고 한다며 모바일에 이름을 찍어 보여 드렸더니 2만동이면 간다고 하신다. '그래. Grap을 부르면 수수료도 떼일 것이니 그냥 이 할아버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자'라고 생각하고 뒷좌석에 앉았다

       출발하여 가는데 내가 아는 방향이 아는 쪽으로 핸들을 트신다. 오른쪽이 아니고 왼쪽이라고 말씀드리니 그제서야 다시 방향을 바꾸셨는데 그 다음 사거리부터 방향을 물어보시는 것을 보면서 '목적지를 모르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늘 또 잘못 했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기사가 젊은이였으면 다시 Grap web을 열고 새로운 기사를 불렀을 것이다. 그래도 할아버지인지라... 오토바이를 세우고 google에서 위치를 찍어 보여 드리고 다시 그곳으로 가자고 말씀드렸다.

       오토바이는 다시 출발했고 나는 계속해서 손짓으로 방향을 가르키며 이동하였다. 유턴 기회를 놓쳐 앞으로 더 가서야 유턴을 하면서도, 옆에 젊은 기사의 오토바이가 휙하고 지나갈 때도 사고가 나지 않기만 빌었다. '안전하게 도착하면 감사히 느끼고 3만동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무사한 도착만을 빌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생각한대로 1만동 짜리 한 장과 2만동 짜리 한 장을 꺼내어 할아버지에게 드렸다. 그 돈을 받으시더니 1만동 짜리를 들어 보이신다. "아니예요. 가지세요"라고 정중히 머리까지 숙이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했다. 그래도 나를 쳐다 보시길래 '고맙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 "여긴 매우 먼데 1만동을 더 주면 적다. 더 달라"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배신감이 확 느껴졌다. 원래 2만동이면 올 수 있는 거리인데, 일부러 Grap 안 부르고 할아버지 오토바이를 타고, 일일이 설명을 드리면서 와서 1만동을 더 드렸는데!

    사실 이런 경우는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나도 싫은 소리 한 번 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가면 끝인데. 베트남 사람들 외국인에게 '한 번 찔러보고 통하면 좋은 것이고 안 되도 본전'이라는 배짱을 수도 없이 겪었지만, 오늘은 기분이 더 찹찹했다. 서로 좀 더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 같은데, 또 이런 일을 겪다니. 그래도 이 베트남 사람들 대부분이 배려에 대해 공감하고 감사할 줄 아는 여유로운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경제가 빨리 풀리고 베트남도 더 발전해야 할텐데... 아직도 외국인에 대해서는 돈 많은 사람들이고 어떻게 해서든 더 받아 낼 수 있으면 되는 것이라는 사고가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한국에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날에 발생한 일이다. 저녁 12시가 되어서야 입국 수속을 마치고 택시를 타러 나왔다. 삐끼같은 사람들이 달라 붙길래 외면하고 안전하다는 VINA 택시를 잡고, 안내를 하는 사람에게까지 윙반끄에 있는 Manor에 간다고 하고 좌석에 올랐다. 일부러 베트남어를 써가며 이곳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출장을 온다고 하면서 목적지에 잘 도착하였다. 미터 요금은 26 4천동. 공항 톨게이트 비용을 합치면 27 4천동인데 잔돈이 없어 20만동짜리 2장을 전냈는데 기사가 잔돈으로 1만동만을 건네주는 것이었다. 왜 잔돈을 제대로 안 주냐고 하자, 주머니에서 주섬 주섬 돈을 찾는 척 하더니 5천동짜리 하나를 인심 쓰듯 꺼내 준다. "잔돈이 없네. 넌 있어? 어떡하지?" 라며 실실 웃었다. 한국인이 제일 화나는 것이 이럴 때 이다. '자기가 잘못한 걸 알면서 웃어?!' 베트남 사람들이 웃는 것이 잘못했다, 미안하다는 일종의 몸짓인 것을 알고 있는데도 화가 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그저 '알았다. 너희들이 그렇지 뭐. 그러니 발전을 못하는 거야'라고 속으로 말하며 짐을 내렸다. 짐을 들고 친구의 아파트로 올라가면서 드는 생각이 '그래, 당신들에게 지금 나라의 이미지와 발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그저 몇 푼이라도 더 얻어내면 그만이지'이었다.

     

      친구의 차로 회사로 출근하기 전에 간단히 요기를 하기 위해 Pho(쌀국수)를 먹으로 자주 가던 'Mon Hue'라는 식당을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맛이고 10% 할인카드도 있어 일부러 그 곳으로 간 것이다. 음식을 먹고 난 후 계산을 요청하니 10% 할인이 안 되어 있기에 카드를 제시했는데 왜 10%할인이 안되냐고 물으니 처음에 얘기를 안 해서 안 된다고 한다. "무슨 말을 하는거냐! 내가 여기 한 두 번 오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카드도 발급받아 사용하는 것 아니냐?" 하자 다시 계산서와 돈을 가지고 카운터에 가더니 테이블에 잔돈을 놓고 가는데 금액이 동일한 것이었다. 정말 화가 나기 시작했다. 누구를 정말 바보로 아는가? 그 직원을 불러 매니저를 불러 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더니 그제서야 다시 카운터로 가서 잔돈을 가져다 준다. 그것도 1000, 2000동 짜리로만. 잔액을 다시 확인하지 않고 그냥 받아 들고 매장을 나왔다. 아침부터 더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매장을 나와 사무실로 들어 가기 전에 잔 돈을 정리하다 보니 그 돈 마저도 6000동을 덜 지불한 것이었다. 아마 그 친구는 속으로 '헤헤. 바보 외국인 그래도 내가 돈을 조금 더 남겼지!'라고 하면서 나를 비웃을 지도 모른다.

     

      '눈 뜨고도 코 베간다'는 속담이 정말 여기에 해당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에 다시 들어와 새삼 느끼는 사실 하나. 결코 만만치 않은 나라, 민족이라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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