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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을 제대로 지키면 할 일이 없는 사람이다?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6. 21:25
한국에서 찾아와 준 후배들과의 만남 베트남에서 공무원을 만나러 가기로 한 약속, 외국인과의 만남 시간 약속이 아니라면 기대하지 말자.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어제 저녁 매니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회계사가 1사분기 세무신고와 관련해 매장에 방문하겠다고 했다. 속으로 '별 문제가 없을 텐데... 그저 얼굴 보겠다고 오는 것이겠지?' 하면서도 알겠다고 답변하고 매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시간이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얼굴도 보이질 않는다. 오늘 매니저와 직원 한 명은 다른 곳에서 요리 교육을 받기로 했는데... 이 사람이 오면 매장에 직원이 없을 수 없어 그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전화도 받지도 않는다고 한다. 결국 회계사는 오질 않았고, 다음 날 내가 메시지를 보내고서야 어제 바빠서 못 왔다며 미안하다는 짧은 메시지만 답변으로 돌아왔다.
몇 번이고 이런 일을 겪고 나서는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전기에 문제가 생겨서, 에어컨이 문제가 생겨 사람을 부르면 하루 이틀을 미루는 건 보통이고, 그들이 잡은 시간에 맞춰 오는 것도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한국인 내 친구가 운영하는 업체 직원도 우리 매장 공사를 하면서 15일 공사기간이 한 달이 되고, 마무리도 되지 않아 개점을 하고도 넉 달이 지난 이번 달 말에야 설치가 완료가 되었으니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해가 될 것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왜 이렇게 시간 약속 개념이 없을까? 라는 의문을 많이 가져 보았지만 아직도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한가지 사실은 자기들이 ‘바쁜 척’ 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한 시간이면 끝날 일을 하면서 그렇게 끝내 버리면 다음 일을 찾아야 하고 그러면 자신은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고 생각 하는 것일까? 약속시간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마치 할 일이 없어 그 시간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익숙해져야 현지화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을 바라는 것은 내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라는 점이다.
몇 군데의 미팅 약속을 잡고 출장이나 이동을 하는 경우에는 아예 중간에 여유 시간을 두고 가는 것이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식으로 30분, 한시간 단위로 스케줄을 잡았다가 가운데 미팅에서 시간이 지체되거나 미뤄지게 되는 경우 받게 될 쫒기는 느낌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내 나름의 대안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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