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Tet), 추석(Trung Thu), 한국과 같은 최대의 명절

  공감 매장에 한국 손님들이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타고 한 두 분씩 늘어 나기 시작했다. 그 분들이 우리 매장을 찾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이 곳에 오면 사장님이 계셔서 말이 통해서 너무 좋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 매장보다 상품의 종류도 많고 넓은 Flaffe 매장도 있지만 그 곳에 가면 베트남 직원과 말이 하나도 안 통해서 속 상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고객도 있었다. 그 덕분에 난 이 두 매장에 묶이는 신세가 되긴 하였지만 그래도 나를 찾아주고, 고마워 해주는 고객들이 있다는 점이 큰 희망이 되었다. 실제 작년에 일주일 한 번 정도는 호치민시에 가서 지인들도 만나고 시장조사도 하고 필요한 재료 등을 구입해 오곤 했었는데, 그 날엔 어김없이 매출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우선 우리 직원들이 휴가랍시고 근무를 태만하거나,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않는가 라는 불신과 걱정을 하기도 했었다.

  한국 고객들 중에는 거의 매일 우리 매장을 찾아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하루는 지갑을 놓고 왔다고 물건을 다시 내려 놓으시는 분께 “다음에 주시면 되죠!”라고 하고 외상거래를 시작했다. 그렇게 신용이 쌓이기 시작하니 어느 날엔 한 기업의 관리팀장이 내게 와서 직원들이 여기서 구매를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결재를 해 줄 수 있냐는 제안을 해 왔다. 안정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절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2~3업체가 그렇게 월 결재를 시작하였고, 그 이후로는 내가 자주 찾아 오시는 기업 근무자에게 다른 기업의 사례를 설명드리며, 그렇게 기업간 외상 거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1년 6월 현재 8개의 기업이 이런 거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 해 부터는 매출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는데 있어서 공감 매장과 공감 Extra 매장 그리고 기업 매출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그렇게 매출은 2020년 6월 이후 급속한 신장을 하였고, 7월에는 1억 8천만동의 매출로 처음 목표였던 Flaffe 매출을 뛰어 넘었다. 물론 Flaffe의 고객을 우리 공감 매장으로 유인하는 것도 있었지만 별도로 기회를 만들어 매출을 확대한 면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던 중 한국의 추석명절이 있는 9월은 내게 또 다른 매출 발전의 가능성을 만든 기회가 되었다. 베트남에서는 유교의 영향을 받아 중국과 한국처럼 쭝뚜(Truong Thu, 中秋) 라고 해서 중추절을 기념하고 있다. 이 날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기업에서는 중국의 월병 같은 것을 업체 등에 선물하는 풍습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물론 개인간에도 지인이나 친척들에게 월병을 사서 선물로 주고 있으며, 그 날 당일은 휴무는 아니지만 가족단위로 외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난 쭝뚜를 기념하여 보해 복분자 세트와 정관장 홍삼 세트 등을 선물세트로 만들어 기업 구매나 공무 담당자에게 SNS를 통해 제안하였다. 그러던 중 한 기업의 구매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복분자 세트를 기업 선물로 대량 구매하려고 하는데 할인을 더 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솔직히 ‘단순 중간에서 상품을 전달해주고 이익을 챙기는 것인데 마진이 조금 적으면 어떤가!’ 흔쾌히 가격 할인을 협의하고 진행을 하려는데 마지막에 한가지 큰 문제가 발생했다. 베트남에서 대부분의 상품 특히 주류는 100% 대금 선지급 조건으로 매입을 한다. 그런데 상품을 공급해 달라는 기업은 대금 지급이 한 달 후 결재라는 것이었다. 8천만동이라는 금액을 난 선지급하고 한 달 후에 대금을 받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매년 설날과 쭝뚜 기간에 대량 매출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다는 판단에 거래를 진행하였고 실제로 올해에도 설 기간중에 거래를 유지하였다. 놀랍게도 2020년 9월 매출은 3억 4천만동을 기록하였다. 이 매출은 우리 공감매장과 Flaffe 매장의 매출을 합친 것 보다도 많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