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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사람의 무서운 똥고집
    베트남 생활/베트남 직장 이야기 2024. 1. 7. 10:48

    돈치킨 계산대 앞을 지키고 있는 마네키네코 일본 전통 인형

      베트남의 설 연휴에 매장 인테리어를 하였는데 언젠가부터 일본 전통인형이 계산대 앞에 떡하니 앉아 있는 것이었다. 한국 식당에는 맞지 않는 것이었지만, 베트남 사람들이 여러 방식으로 치장을 하고 또 연초에 돈을 부른다는 생각으로 갖다 놓은 듯 하여 모른 척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설 장식도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도 이 인형은 꿋꿋이 돈치킨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매니저를 불러 간단하게 여기는 한국 음식점이고 이 인형은 일본의 전통 인형이니 분위기가 맞지 않으니 치우는 게 좋겠다고 말을 하였다. 며칠 후 매장을 둘러보다 이 인형이 아직도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정확히 설명을 해 주었다. 만약 베트남 전통 고급식당에 중국 만리장성이나 이화원 그림 등이 매장 한가운데 있으면 어떻겠냐고 이 인형은 여기 매장에 맞지 않으니 이제 치우라고 지시를 하였다. 그랬더니 이 인형이 예뻐서 놓은건데요…”라며 말을 흐린다. 그래서 매니저가 입고 있는 옷을 가리키며 이 옷은 매니저 네가 입었으니 예쁜 것이지 만약 이 옷이 예쁘다고 남자 직원이 입어도 예쁘겠냐?”고 말하자 이제야 알았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며칠 후 매장에는 아직도 그 인형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것이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가짐이고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똥고집인 것이다.

     

      자기가 생각한 것은 맞는 것이고 남이 뭐라 해도 그냥 지켜야 하는 것이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직원들에게 지시를 하고 난 뒤 결과를 보고 의도한 것과 다른 결과를 본 경험은 수도 없이 많다. 처음에는 언어상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은 결과가 다른 이유에 대해 물어보면 직원이 내 말을 오해하거나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생각하기엔…’이라는 답변을 하기 때문이다. 상사가 뭐라 하던 자기가 생각한대로 일을 처리해 버리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중요한 사안에 있어서는 수시로 중간 상황을 점검하고 결과에 대해 체크를 하여야 한다. 이 문제는 직원을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닌 베트남 사람들이 피 속에 흐르는 우리와는 다른 무언가에 의해 자기 고집을 정당화하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이 똥고집은 말로 해결될 수 있은 것이 아닌, 중간중간 직접 체크하고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결국 오늘 매니저에게 이 인형이 정말 예쁘면 집에 가져가서 장식물로 놓으라고 지시하였다. 내일이면 치워져 있을 것이다.

     

      사람이 제일 소중하고 사람을 다루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베트남에선 더 많이 신경과 노력이 들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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