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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병폐를 한 번에 몰아 경험한 날.
    베트남 생활/베트남 직장 이야기 2024. 1. 9. 09:33

      이제 무뎌질 때도 되었지만, 아직도 시간 개념 없고, 서비스 개념 없는 모습에 또 화를 내고 제 풀에 지쳐 버렸다며칠 전 베트남 고객이 냉동품을 집어 보시더니 내려 놓고 그냥 가시길래, 정리를 할 겸 쇼케이스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상품이 녹기 시작했던 것이다. 온도 계기판을 보니 14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침에 매장 오픈을 점검할 때도 이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기기가 이상해 진 것이다. 전에 처럼 코드를 잘 못 건드려 빠진 것이라면 계기판에 불도 안 들어왔을 텐데. 코드를 다시 꼽아 보고 온도 조절을 해 보아도 냉기가 나오질 않는 걸 보니 분명 갑자기 이상이 생긴 것이다.

    매장 입구에 비치한 대형 냉동쇼케이스가 고장난 상황

      구입한 지 일년 밖에 되지 않아 A/S 보증기간 내에 있었다. 기종과 상태 등에 대해 사진을 찍어 업체에 연락을 하고 빨리 와서 체크를 해 주고 수리를 해 달라고 요청하도록 지시하였다. 업체 담당자와 연락을 취했다는 직원은 내일 오겠다고 한다며 답변을 하였다. 그렇게 내일 내일 한 것이 사흘이 지났다. 화가 치밀어 도대체 내일 내일이 며칠이냐며 다시 연락해서 정확히 언제 올 건지 시간까지 답변을 받으라고 했는데 답변에 기가 막혀 버렸다. 바쁘니 다음 주에 오겠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그렇게 보고를 하는 직원도 너무 태연하다는 사실이었다. 이 직원에게 화를 내 보았자 자기는 잘못 없는데 왜 나한테 성질을 부리는 거야!’라고 생각할 것이 뻔했다. 회사의 사장 전화번호를 물어봐 내게 보고하라고 하니 조금 후에 바로 전화 번호가 내게 보고 되었다사정을 설명하며 사정을 했다고객에게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기술자가 오지 않아 이번 주 내내 이런 모습으로 판매도 못하고 있다며 빨리 기술자를 보내 달라고 하자 이해한다”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결국 돌아 온 답변은 다음 주였다. 다음 주가 되어야 확인될 일이지만 지쳐 버렸다. 베트남 고객들도 이렇게 빈 통으로 남아 있는 모습에 익숙해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돈치킨과 롯데리아 매장은 한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전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데 있어서 순번을 맞춰야 하는 등의 내부적 조치가 필요하여 바로 발급을 못 해 드리고 이틀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곤 했다. 이런 부분을 고객들에게 설명을 드리면서 양해를 부탁하곤 했었는데 요즘 들어 부쩍 세금계산서 발행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상황이었다. 분명 이건 매니저의 게으름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차에 한 고객이 직접 내게 전화를 주시고 롯데리아 햄버거 단체 주문을 하셨기에 일부러 매니저에게 세금계산서를 직접 내게 달라고 지시를 하였다. 바로 당일날 발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다음 날 다시 한 번 메시지로 세금계산서를 달라고 지시하였다. 물론 답변은 알겠습니다였다. 세째 날이 된 오늘 아침 다시 한 번 세금계산서를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니 어제 저녁에 고객에게 이메일로 보내 드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고객님께 이메일로 보내 드렸으니 확인해 주십사하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상상도 못한 답변이 돌아 왔다. “그 직원이 제 이메일을 어떻게 알고 보냈을까요?”라는 메시지였다. 뒷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기분이다. 직원에게 네가 이메일로 보냈다고 하는 세금계산서를 내게 바로 보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그건 자기가 보낸 게 아니고 다른 메니저가 보냈다는 것이다. 슬슬 화를 돋구고 있었다. 지명한 매니저에게 전화를 했다. 네가 세금계산서를 보냈다고 했는데 그 자료 내게 지금 당장 보내라고 하자, 어제 저녁에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한 기업 정보를 요청했는데 답변이 없어 아직 작성하지 않았고 5분만 기다리면 바로 작성해서 주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횡설수설 대기 시작했다. 기업정보를 못 받아 발급하지 못한 것을 지금은 어떻게 5분만에 발급한다는 것인가! 점장부터 두 매니저 모두 사흘 동안 다 거짓 보고를 하고 고객을 지금까지 기만했으니 처벌 받을 각오하라고 하고 돌아왔다. 30분이 지나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이 걸 고객이 어떻게 사용하냐며 파일로 달라고 하자, 이젠 세금계산서를 동영상을 찍어 보내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는 지를 모르는 것이다. 기가 찼다. Zalo에 공감 매장의 매니저를 연결하여 방법을 가르쳐 주고 그 자료를 달라고 해서 두어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자료를 받아 고객분께 사과의 메시지와 함께 보내 드렸다.

     

      거짓과 변명이 몸에 배어 있는 이런 직원들을 믿고 관리자도 없이 매장을 맡겨 놓고 있는 친구가 불쌍하다는 생각과 한심하다는 생각이 교차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공감 3호점이 오픈 한 지 2주가 되었지만, 아직 음식을 조리해서 고객에게 제공할 준비가 되지 못했다. 면적이 작은 문제가 있어 외부에 매대를 설치해 운영을 하기로 했는데 제작에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며칠 걸린다는 말에 베트남에서…’ ‘전에도 오래 걸렸는데…’라며 이해를 하고 있었다. 한 편 매니저가 처음 당당하게 이틀이면 된다고 한 것이 일주일이 되어도 결과물이 없어 얘기하자 그제서야 독촉을 하겠다고 하더니 오늘 아침에 배달을 해 주기로 했다며 나더러 아침 8시에 매장에 와서 물건을 받아주고 확인을 해 달라고 했다. 공감 매장의 매니저에게 아침 근무를 부탁하고 그 매장으로 갔다. 10시가 되어도 약속된 매대는 오지 않았다. 매니저에게 언제 오는지 정확한 시간을 달라 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그제서야 아직 다 만들지 못 했다라고 답변을 받았다는 보고가 왔다. 다음에 언제 가져 온다는 것도 없이. 화가 나서 공감 매장으로 돌아 간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매장으로 돌아왔다. 결국 오늘 저녁까지도 그 물건은 오지 않았다.

     

      이 세가지 사건이 하루에 동시에 일어났다. 깊은 숨을 쉬면서 마음을 고르려 애를 써 보았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베트남 사람들에 대한 가장 증오스러운 행동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책임한 업무 태도, 남 핑계를 대며 자기의 책임은 모면하려는 비겁함 그리고 약속에 대한 미안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시간 관념. 이 모든 싫은 모습이 한꺼번에 내 머리와 가슴을 누르는 하루였다. 정말 베트남에서, 베트남 사람들에게서 시간과 약속에 대한 개념, 책임감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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