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가 무서워 줄행랑!!

  매장에 한국인 고객들이 몰려와 비상식량을 구매하고 계신데 갑자기 롯데리아 점장이 건 전화벨이 울린다. ‘받을까? 말까?’ 거부를 누를까 하다가 느낌이 이상하여 전화를 받으니, 내가 묵고 있는 아파트의 10층에서 코로나 환자가 한 명 발생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앗! 빨리 도망쳐 나와야 하는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직원의 오토바이를 타고 아파트로 가서 직원은 주변으로 이동해 기다리라고 하고, 집으로 들어가 속옷들과 와이셔츠 몇 벌과 돈만을 챙기고 아파트를 빠져 나왔다. 약 10분도 걸리지 않은 상황이였는데 그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진 건, 공안들이 바로 아파트로 입구로 들이닥쳐 문을 봉쇄해 버리면 최소 2주간 끝장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그게 더 걱정이었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2주간 묶여 있으면 먹을 것도 없고 매장을 운영할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매장 주변의 미니 호텔에 예약을 해 놓고 매장으로 돌아와 영업을 지속했다. 그래도 오늘은 매니저가 같이 있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정말 난감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는데 롯데리아 점장이 다시 찾아와 어제 확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곳에서 격리가 진행된 상태이고, 오늘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였는데 모두 음성이여서 문제가 없다고 아파트로 들어가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어제 저녁엔 다시 아파트로 들어가 잠을 청하기 전에 속옷과 옷가지를 두벌씩 따로 정리해 놓았다. 언제든 문제가 생기면 아파트로 안 들어가고 외부에서 숙박할 계획이었다. 아침에 전화벨이 울려 잠이 깼는데, 아는 한국분 한 명이 내게 “어제 사장님 사시는 아파트에 8명이 확진되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묻는 것이었다. 너무 놀라 옷을 챙겨 입고 가방을 메고 바로 나와버렸다. 한 며칠간은 외부에서 숙박하면서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겁이 나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있나!’

우리 아파트 옆동 임시 폐쇄된 모습

  코로나로 격리가 되는 상황이 내 주변에서 바로 일어날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정말 상황이 하루하루 다르게 악화되고 있는 듯 하다. 마스크도 제대로 쓰고 술도 자제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