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과 배려가 빛난 고객님

  내 Zalo에는 ‘My’ 라고만 등록된 분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는데 “레쓰비 커피 하나에 얼마냐?”고 묻는 것이었다. 베트남 고객분이라고 생각하고 간단히 “14,000vnd입니다”라고 답변을 보냈는데 다음엔 갈아만드 배는 한 캔에 얼마며 한 박스에 몇 개나 들었느지를 물어 왔다. 가격과 박스당 입수 수량을 알려 드리면서도 속으론 ‘아… 그냥 와서 사던지. 한국말 써 볼려고 이것 저것 묻나?’라고 생각하는 사이 “사장님, 이거 배하고 커피 합쳐서 수량 900개 되나요?” “배는 180개...15박스”라는 메시지가 떴다. ‘아! 기업에서 대량구매를 하려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버쩍 들고 재고 파악을 해 보았는데 지금 재고로는 텍도 없었다. 오늘 후배 업체로부터 배송을 받았는데 이것 때문에 코로나 검역을 뚫고 또 오라고 하기도 미안한 생각까지 들었지만 고객께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배송 상황을 설명하고, 상품을 마련해서 전달해 드릴 수 있을지 확인해 알려 드리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 후 “저희 지금 공장에서 숙식하면서 생산하고 있어서 직원들한테  음료수라도 좀 사주려고 하는데 레드불이나 C2 사주려다가...그래도 어려운 시기인데 한국 가게 이용하는게 나을 거 같아서 말씀 드렸습니다. 혹시 커피나 배 공급이 어려우시면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다른걸로 구매할게요. 안되는데 무리하게 알아보시지는 마시구요. 사장님.” 라는 메시지가 떴다.  ‘너무 마음씨가 고운 글이 아닌가!’

 

락앤락 My Xuan 공장 건물

  바로 후배에게 급히 재고 파악을 요청하고 내일 배송을 한 번 더 해줄 수 있겠냐고 물으니 재고는 있는데 기사의 코로나 음성확인서 유효기간이 언제까지인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현재 도시간 이동을 하는 기사와 주민들은 코로나 음성 확인증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그 유효기간이 겨우 3일인 것이다. 고마운 후배는 재고 및 기사의 음성확인서 유효기간을 확인한 후 내일 배송을 시도해 보겠다고 했다. 큰 트럭이 한 대 움직여야 하는 것이므로 난 미안한 마음에 다른 음료 상품들을 추가로 신청하여 물건을 받기로 하고 메시지가 온 분께도 상품확보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 번주 금요일까지만 입고될 수 있게 해 주시면 된다는 이야기를 받았다.

  저녁 때쯤 매니저가 내게 커피와 갈아만든 배 음료 입고일을 묻길래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Lock & Lock 회사의 경리가 상품 구입에 따른 자료 요청을 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My라는 여성분이 Lock & Lock의 직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하자면 구매 단가를 정리해 보내는 것이었는데 그 때 난 매니저에게 7% 할인을 해 드리라고 했다. “항상 거래를 해 주던 회사인데 지금 상황이라고 할인을 안 하는 것은 더 이상해 보인다”라고 하면서. 다음 날 안전하게 오전에 상품이 도착하였고, 난 My라는 분께 메시지를 보냈다.

  ‘주문하신 커피와 배 모두 입고되었습니다. 이 지역 주변도 격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듯 합니다. 차량 있을 때 바로 오셔서 이동해 주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만드세요’ 연락이 간 지 얼마 되지않아 베트남 직원들이 차를 가지고 와 상품을 싣고 갔다. 그런데 오후에 My씨에게서 다시 메시지가 왔다. ‘사장님, 요즘 어려운 시기라 일부러 할인해달라고 말씀 안드렸는데...저희 직원한테 7% 할인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너무 감사합니다.^^’

‘네 이렇게 생각해 주시니 너무 감사드립니다. 실은 급하게 배송 받고 보니 가격이 올라 남는게 없네요. 하지만 배려와 관심이라는 큰 사랑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만드십시요.’

 

  이렇게 메시지가 몇 번 오가면서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며 마음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객님과의 공감을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처음 고객은 자기 혼자만의 결정으로 한국 매장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배려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회사의 한국 직원분들이 전체적으로 그런 관심과 배려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 후배는 오늘 배송을 마쳤고, 얼마 대금이 크지도 않은 상품을 대형 트럭을 다시 운행하면서 물건을 배송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또한 내게 배려가 없었다면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의뢰자가 말하지도 않은 7% 할인을 결정한 것 또한 고객과의 신뢰를 믿었기 때문에 이뤄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모두가 공감하고 서로 관심을 가져주고 배려한 덕분에 이런 대단한 사건이 완성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서로의 공감을 만들어 내고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행복한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