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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에게는 정책이 있고 인민에게는 대책이 있다베트남 생활/코로나 극복기 2024. 1. 31. 17:40
지난 달 19일부터 베트남 남부지역의 16개 성에 대해 도시 지침 16호가 발령되면서 도시 대부분의 매장들이 문을 닫고 외부 출입도 통제가 강화되었다. 원래의 지침 상에는 돈치킨과 같은 식당의 배달 및 픽업 서비스는 가능하다고 해서 운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후에 경찰(공안)들이 매장을 오더니 모두 문을 닫으라 했다며 매니저와 주방장이 달려 왔다. 주방장의 말에 의하면 문을 열어도 문제 없는데 KNG Mall 자체가 이 지역에선 상징성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영업을 중지하는 것을 지시하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찌 하겠는가! 경찰이 와서 문을 닫으라 하면 닫는 것이 상책이다’ 매니저에게 모든 직원들을 집으로 귀가 시키고 관리자들도 매장을 정리하고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그 날 밤에 혼자 고민을 하는데 한 편으론 속이 상했다. ‘안 그래도 매출이 안 좋아 걱정인데 아예 문까지 닫으라니. 그것도 선택적으로 이 쪽만 영업을 못 하게 하다니’ 침대에 누워 뒤척이던 중 중국에서 들었던 문구가 생각이 났다.
‘(공산)당에게는 정책이 있고 인민에게는 대책이 있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가 중국이라고 하는 것도 아마 이런 상황들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어찌 되었던 대책을 세워보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 밥을 먹고 자리에 앉아 하루 계획을 생각하던 중 갑자기 묘안이 떠 올랐다.
공감 매장에서는 고객이 상품을 구입하고 Take-out을 하실 수 있다. 그리고 돈치킨 매장은 문을 닫고 안에서 요리만 하는 것을 또한 문제가 없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고객이 내게 SNS로 치킨 주문을 하시면 돈치킨에서 요리하고 포장하여 공감 매장에 갖다 놓으면 고객은 공감에서 상품을 픽업해 가시면 되는 것이다. 오전에 매니저와 주방장에 연락을 해 미팅을 하면서 시행이 가능할 지를 물었다. 두 사람이 모두 ‘해 보자’는 답변을 내놓았다. 두 사람이 모두 흔쾌히 동의해 주는 것 만으로도 참 고마웠다. 한 명이라도 “지금 상황이 안 좋으니 이 번 격리 지간 2주만 휴업을 하면서 지켜 보자”라고 해도 난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고객분들께 보낸 치킨 제공 재개 메시지 그 날 오후에 고객분들께 관련 사항을 SNS로 전달해 드리고, 다음 날부터 정식적으로 불법(?) 영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고객분 중에서 이렇게라도 먹을 것을 제공해 줘서 고맙다는 분도 계셨고, 우리는 매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조치였다. 특히 우리에게는 매장을 2주간 영업을 하지 않으면 기기나 내부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공감 매장에서 치킨 상품을 픽업하시면서 다른 상품들을 추가로 구입하실 수도 있어 일석 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조치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내 앞에 닥쳐진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성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에겐 큰 경험이었다. 특히 우리 공감 매장의 Vuong 매니저가 ‘우리 둘이서라도 해 보자’ 라고 했을 때와 돈치킨의 주방장과 매니저가 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이고 한 번 같이 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함께 해보고, 헤쳐 가자’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점이 큰 감동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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