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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밥 이야기
    베트남 생활/공감 매장 만들기 2024. 2. 2. 14:30

    한베 가족인 직원이 만든 공감 매장의 김밥

      베트남 고객들은 떡볶이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청소년 고객들은 우리 매장에 와서 왜 떡볶이를 왜 안 파느냐고 하기도 하고, 아쉬워 하면서 인스턴트 떡뽁이를 대신 사가곤 했다. 사실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작년에 한국에 잠시 들어간 기간 동안 떡뽁이와 김밥을 어떻게 만드는지 배워오고 싶었지만, 당시 코로나가 한국과 베트남에서 갑자기 확산되는 상황에서 지인들도 거의 만나지 못하고 집에서 아이들과 있다가 그냥 돌아오게 되었다. ‘내 전공이 아닌 것은 전공에게 맡겨라’라는 식의 생각을 고집하던 나였기에 내가 모르는 것을 상품으로 만들어 맛도 없는 음식을 만들어 팔고 싶지는 않았다. 특히 베트남 고객들에게 ‘이것이 한국식이다’ 라고 하면서 팔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어찌 보면 참 어리숙한 생각이었고, 어찌 보면 하기 싫은 핑계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한 계기가 생겼다. 하루는 김치를 납품해 주시던 분께서 호치민시에 있는 한국 마트에 납품을 하고 있는 김밥이라고 하시면서 열 줄을 가지고 오시고 시식을 하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맛을 보니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그 분은 이 매장에서도 김밥을 받아서 판매를 해 보시면 어떻겠냐? 제안을 하셨는데 사실 마음에 탐탁지 않았다. 무엇보다 위생에 있어서 내가 보지도 못하는 상태이고, 특히나 빈증에서 여기로 매일 배송을 한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상품은 취급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다. 사장님이 돌아 가시고 난 후, 난 우리 매장 직원들과 돈치킨 매장의 직원들에게 나눠주며 먹어 보라고 했는데 모두들 맛있다며 공감 매장에서 만들어 팔면 베트남 사람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솔직히 난 내 자신이 그리 맛있다고 느끼지도 않는 상품인데, 한국에서 파는 가격으로 판다는 것도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한 직원이 내게 와서 자기는 이것보다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하는 게 아닌가! 내친 킴에 다음 배송 신청에 김밥을 만드는 재료를 신청해 보았다. 그리고 원재료가 도착하기 전까지 많은 김밥 만드는 영상을 보면서 자기가 김밥을 만들어 보겠다는 직원에게도 보여주며 방법을 익히게 하고 샘플을 만들어 보게 하였다. 
      직원이 만든 김밥을 먹어 보는 순간 ‘아! 이게 대박이다. 반드시 성공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 날 오후에 SNS에 POS 매대 위에 만든 김밥을 올려 놓고 자주 오시는 고객에게 무료로 시식을 하실 수 있도록 싸 드렸다. 다음 날부터 김밥을 찾는 손님이 나타날 정도로 인기는 좋았다. 그런데 배송 신청을 하다 정말 놀랄 일이 발생했다. 원재료를 찾고 있던 중 단무지가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인데…. 그 말은 지금까지 며칠간 판매했던 김밥에는 단무지가 들어가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단무지가 빨리 배송되기만을 바라며, 김밥 판매를 잠시 중단하였다. 마침내 단무지가 들어왔고 제대로 만든 김밥을 제대로 홍보하였고, 하루에 두 번을 만들 정도로 인기가 있는 상품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기회로 상품을 만들어 내었고, 무조건 내가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도 조금 무너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못 하면 나를 대신해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우리가 성공을 이룰 수 있는 필요 전제조건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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