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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가야로야? 똥고집이야?
    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2. 14. 11:38

      설 연휴전에 자전거 앞 발이 아파서 일주일째 움직이지 못하고 쉬고 있다.

    앞 발이 아파 일주일째 쉬고 있는 자전거

      아침에는 걸어서 매장에 오고 저녁에는 옆 매장 직원이 귀가하는 길에 뒷자리를 빌려 숙소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나마 어제 아침부터 세옴(개인 오토바이 택시) 아저씨들이 나와 있어서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 마을에서 4~5명이 터줏대감처럼 한자리를 차지하고 자기들끼리 순번을 정해 단거리로 오토바이를 이용해 이동하는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자전거에 이상이 생기거나 피곤한 날엔 그 것을 이용하곤 하여 그 분들 모두 나를 알고 어디로 가는 지도 알고 있다. 

      어느 말은 행차 매장에서 내리고 어느 날은 공감 매장에서 내리기 때문에 근처에 와선 "여기서 내려 줘요" "저 쪽 매장으로 가 주세요"라고 내릴 곳을 알려 준다. 오늘 아침에도 "더 가서 저기 매장까지 가요"라고 말을 했는데 이 아저씨는 행차 매장에서 오토바이를 세워 버린다. 등을 툭 치면서 "더 가요. 저기서 내린다니까요!"라고 말하자 꿈벅 날 한 번 쳐다보더니 그제서야 움직이더니 공감 매장까지 이동한다. 

       '이 사람 빠가야로 아냐?' 내가 항상 가는 곳도 뻔히 알고, 저 쪽 매장에서 내려달라고 먼저 얘기를 했는데... 내 말을 이해 못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고, 무작정 먼저 보이는 곳에 세우고 버티고 있는 모습도 난감할 뿐이다. 일부러 앞에 세워 놓고 '거리도 별로 안 먼데 걸러 가라는 것일까?'라는 의미일까? 라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이렇 사소한 일에 내가 집착하고 화까지 나는 이유는 베트남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이런 경험을 수 없이 해보았기 때문이다.  택시를 탄다거나,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그렇다. 어디를 가자고 했는데 무작정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심지어는 역방향으로 운전을 해서 기사를 다그쳐 차를 돌리기도 했고, 어떤 물건을 몇 개 달라고 하면 자기 마음대로 더 넣거나 적게 넣기도 한다. 그나마 이런 외부에서의 문제는 나의 베트남어 발음이 좋지 못해서 그런다고 내 탓으로 돌릴 수 있겠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쉽고 간단한 단어들인데...

       더 심각한 경우는 내부 직원들도 '나의 말을 저렇게 무시한다'는 느낌을 줄 때이다. 지시사항을 전달했는데 그 앞에서는 알겠다고 하고는 뒤 돌아서는 바로 자기의 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간 지난 뒤 지시한 것의 이행여부를 물으면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입을 꾹 다물어 버린다. '이거 정말 빠가야로 아냐!!'라는 생각이 들지만 분을 삭힐 수 밖에 없다. 왜? 하도 많이 경험해 보았으니.

     

       정말 바보 아니면 자기들이 '우리는 최고인 민족이고 너희들은 외국인인데 뭘 요구하고 지시하고 그러느냐! 듣기 싫다'라고 반응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가질 때가 많다. 그만큼 더 참고 조심해야 하는 베트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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