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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 완패 뒤에 깨달은 한국인 고객님들의 고마움
    베트남 생활/공감 매장 만들기 2024. 2. 15. 20:37

      베트남의 설 연휴 기간동안 일부 직원들의 귀향으로 최소의 인원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나는 8일째 매일 15시간의 Full 근무를 진행중이다. 어슬렁 거리다가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 자리를 지키면 되는 것이니 어찌보면 해볼만 한데 제일 힘든 것은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 오침을 참는 것이다. 보통 오전에 매장을 오픈하고 점심시간대 고객을 맞고 나면 숙소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잠시 오침을 하고 저녁시간을 준비하러 나오곤 했는데 이 기간 중엔 그것을 할 수 없었다. 매장에서 1시 30분이 지나면 예외없이 피곤함이 어깨와 눈꺼풀을 내리 누르는데 참기 어렵다. POS 데스크에 머리를 쳐박고 잠시 눈을 감을라 치면 손님이 한 분 두 분 들어와 그것마저 허락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설 연휴 돈치킨 매장 전경
    설 연휴 롯데라아 매장 전경
    설 연휴 롯데리아 외부 매장

      일주일간의 설 연휴 기간의 롯데리아와 돈치킨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니 모두 전년 대비 7~8%의 신장율을 기록하였다. 사실 돈치킨은 매장 외부에 의탁자도 추가하였고 그 자리도 고객들이 모두 차지한 것을 보면서 높은 매출 신장을 기대했지만 예상밖의 실적이 나온 것 같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약 25% 정도가 감소한 수치이니 이건 정말 의외의 결과이다. 추론컨데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수는 많았지만 소위 한 테이블마다의 객단가가 현저하게 줄어 든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에도 돈치킨 일부 상품의 단가 인상이 있었는데도 매출이 줄어 들었다는 것은 객단가가 줄어 든 것 외에 다른 이유를 찾기는 어려울 듯 하다.

     

       하지만 이 두 매장에 대한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 이다. 행차 식당은 연휴기간 동안 정말 완패를 하고 말았다. 설 연휴를 맞아 많은 한국 주재원 고객분들이 귀국을 하셨고 또 남아 있는 분들 중에는 가가운 동남아로 여행을 다녀 오시거나, 베트남 국내 여행을 다녀 오셨을 것이다. 그래도 베트남 현지인들이 있으니 연휴 초에는 직원이 부족한 것은 아닐지 속으로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기우였다. 직원이 적은 것도 준비가 적은 것일 뿐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매장 위치가 떨어져 있음을 알고 전에는 팜플릿도 만들어 배포도 하고 SNS로 판촉 홍보도 하곤 했었는데 이번에 아무 것도 준비하고 있고 의자에 앉아 버팅긴 것이다. 당연히 완패!! 

    설 연휴 행차 매장 전경

      설 연휴 이틀전 저녁 한국에 다녀 오신 고객님이 편의점에 오셨는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새해 인사 말씀을 서로 건네면서 "연휴기간 내내 한국 분들이 한 분도 없어서 행차 매장이 썰렁했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공식적 연휴의 마지막 날인 어제 저녁. 그 분이 행차 매장을 방문해 주셨다. "어제 손님이 너무 없었다고 하셔서 일부러 왔습니다"라고 하시면서. 어제 저녁엔 지인 형님이 행차 매장에서 회사 사람들을 초대해 식사를 하시고 형수님과 다른 지인분들과 하는 자리도 만들어 주셨다. 인근에 여행을 다녀 오신 한국분도 찾아 주셨다. 이제서야 다시 식당에 사람들이 모이고 웅성웅성 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설 연휴 기간중에 홀로 숙소로 돌아가 간단한 안주에 소주를 하면서 준비 안 한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제 밤에는 연휴를 혼자 잘 참아냈다는 자존감과 내 자신에게 수고했다는 위로를 함께 하며 숙소에서 삼겹살을 구워 소주를 한 잔 했다. '그래도 혼자 수고했다. 기특하다'라는 생각을 하다 갑자기 한국 고객분들이 생각났다.  '그 분들이 얼마나 소중한 분들이었나!!'

     

       '나를 지탱해 주는 가장 큰 힘이 바로 한국 고객분들이다'라는 생각을, 코로나를 겪으면서도 수도 없는 경험했건만 금방 까먹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설 연휴 참패가 나를 다시 한 번 채찍질 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감사합니다. 고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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