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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질 머리 하곤!! 죄송하기만 한 우리 어머니
    한국 관광 2024. 3. 21. 22:56

      88도로에 차량도 거의 없어 약 25분만에 인천 집에 도착한 것 같다. 같이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에 앉으신 아버님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여기는 60Km 인가? 70km 도로인가? 하나 하나 당신이 하는 대로 당신의 길로만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이다. 차선마저도 당신이 원하는 길로 가야 하니

      현충원까지는 잘 도착했다. 차량도 밀림이 하나도 없이.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일방통행이라 갈 수 없는 길인데 가자고 하셨다가 겨우 이해하시고는 걸어 다니시는 것이 힘드시니 차로 한 바퀴 돌아 보시자 하니 뭐하러 도냐며 나무라신다.

      그래도 정동호 기장님이 안치되어있는 충혼당을 어렵게 물어 물어 찾아갔다. 요즘 부쩍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당신 걱정이 많이 되시는 기색이 역력하시다. 그제는 IOC 부위원장의 부고 뉴스에 86세 노환으로 별세 하셨다하니 손가락을 세어 보시는 것이 당신 걱정을 하시는 것 같다. 정동호 기장님 영정에 친구야 나 왔다 간다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시며 대전까지 안 가고 여기 와도 좋겠다고 하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전 국립묘지로 가셔서 그래도 묘지가 있는 곳이 좋다고 하셨는데 이곳을 보니 가족들이 가금 편하게 인사하러 오는 것도 좋고 옆에 동료들도 같이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신 모양이다.

    충혼당 납골당 전경

      충혼당에서 나와 월남 참전용사들의 기념탑이 있는 곳을 찾으려고 하는데 아는 분이 별로 없었다. 아버님은 차로 주차장에 세워 놓고 건너가자 하시고 어머님은 차로 나가서 안내소에서 물어보고 가자 하시다가 아버님이 역정을 바로 내시면서 집으로 돌아가자 하신다. 나도 순간 벌컥 화가 났다아무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왜 이렇게 화를 내시나!’ 길이야 여러 길인데 아버님은 자기 길만 길이라고 하신다.

      화김에 나도 기념탑으로 모실 생각을 버리고 두 분을 모시고 인천으로 차를 몰았고, 집에 내려드리고 나도 내려서 부모님 댁에 올라가지도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님이 차를 몰고 집으로 더나려는 나를 향해  정호 너도 고집이 아빠가 하나도 안 다르다. 너도 성질 좀 죽여라하신다.

      놀랐다. 돌아 오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뭘 어쨌길래 성질을 죽이라 하시는 걸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현충원에서 아버님이 화를 내셨을 때 달래고 모시고 그 기념비 있는 쪽을 찾아서 갔어야 하는게 맞았을 것 같다.

     

      당시 나는 아버님의 성격을 알고, 내 성격에도 그런 분위기에서 그 기념탑을 보는게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지배적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마찬가지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머님 입장에서 보면 아들이 참고 두 분 사이도 풀어 드리고 했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어찌 되었건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데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 조금 찜찜하다. 특히 우리 어머님이 또 집에서도 아버님과 껄끄러운 관계를 또 얼마간 하셔야 할 것을 생각하니 죄송한 생각이 든다.

      아버님 피를 물려 받아 똥고집과 욱하는 성격이 드럽다. 아버님과 나야 서로 그렇다 하지만 가운데에서 수십년을 참고 살고 계시는 어머님을 생각하면 측은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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