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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이 무거웠던 캄보디아 비자런. 결국 액땜으로 마무리.
    베트남 개괄/베트남 생활 적응기 2024. 5. 7. 21:37

      두 번의 3개월 E-Visa 연장, 한 번의 무비자 입국... 모두 캄보디아 목바이로 비자런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 계속되는 비자 연장으로 혹시나 출입국 사무소에서 출국 증빙서류를 제출하라거나 심지어 입국거부를 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게다가 어제 저녁 다음 첫페이지에서 내 서류함을 열면 바로 뜨는 오늘의 운세에는 "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집에서 청소를 하던지, 가족들과 차분한 시간을 지내는 것이 좋겠다'는 글을 보니 그래도 해외로 왔다갔다 하는 것이 부담드러웠다. 

      무비자 비자연장을 결정하기 전, 비자 대행을 하는 직원에게 문의를 한 결과, 3개월 E-Visa를 받으려면 일찍 베트남을 출경해서 그 출국 사진을 자기에게 보내 주면 빠르면 오후에, 시간이 지테되면 다음날 발급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결국 무비자 입국 연장을 강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찌 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부러 노트북과 잭 등을 모두 챙겨 가기로 했다. 혹시 1박을 할 경우도 대비하여 현금도 어느 정도 챙겨 가기로 했다. 

     아침 5시 45분경 눈을 뜨고 간단히 샤워만 하고 호치민행 버스를 잡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국도에 도착하자 마자 Toan Thang 버스가 도착했다. 상쾌한 출발이었다. 차에 타기 전에 1군에 간다고 하니 타라고 해서 승차를 하였는데 중간에 나를 내리라고 한다. 사실 이 버스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버스인데 우선은 승객을 태우고 갈림길인 로터리에서 1군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 태우는 것이었다. 순간 불쾌하긴 했지만 그래도 기다리지 않고 온 것에 만족했다. 그런데 중간에 갈아탄 버스는 리무진이었다. 더 상황이 좋아진 것이다. 7시 30분경 금호 아시나아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차량은 이미 와 있었고 발권을 하고 차에 오르니 40분. 차량은 7시 45분 정시에 출발했다. 금호 아시아나를 타고 가는 코스에선 중간에 주유소에서 차량을 2층 침대버스로 갈아 탔었다. 그런데 오늘은 주요소에 잠시 정차를 하더니 차량을 바꾸지 않고 그 버스로 계속 가는 것이었다. 마치 나를 위해 시간과 세상이 돌아가는 듯 했다. 문득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이 너무 잘 되는 것은 다음에 안 좋은 일이?...'

    베트남 복바이 출입국 사무소 마징가Z의 머리를 닮았다
    베트남 캄보디아 국경
    캄보디아 목바이 출입국 사무소

     목바이에 10시 13분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사항중 가장 빠른 일정이었다. 문제가 생겼다. 이전에는 캄보디아 입국을 할 때 금호 아시아나 직원이 모든 일을 처리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여권을 받으면 되었는데 이 번엔 금호 직원이 나에게 직접 출입국 데스크에 가서 수속을 밝으라는 것이었다. 왜 다른 사람들은 그냥 가고 나만 직접 수속을 해야 하냐고 묻자 외국인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외국인들은 모두 그 쪽에서 따로 수속을 밝고 있었다. 가슴이 조마조마 했지만 출국이야 뭐가 문제이랴 싶어 아무렇지 않게 담당자에게 여권을 건네 주었다. 두 손의 지문을 모두 등록을 하였다. 아마 이 작업때문에 외국인은 따로 수속을 받은 듯 하다. 여권을 받아들고 금호 직원에게 난 프놈펜까지 안 가고 여기서 바로 호치민으로 리턴 한다고 알려주고 캄보디아 출국 수속장으로 걸어갔다. 전과 같이 10만동을 건제 주고 자연스럽게 캄보디아를 출국하였다. 마지막 관건 베트남 입국 수속장에 다다랐다. 오늘은 유난히 사람들이 없어 앞에 있던 두 사람도 빠르게 빠져 나가고 내 차례가 되었다. 긴장된 걸 심사관도 안 것일까? "E-Visa가 업네요?"라고 묻는다. "네"라고 간단하게 답변하자 여권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그럼 45일밖에 못 내 줍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입국 심사대를 바져 나왔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입국장에서 나오는 나를 다른 여행사 버스가 대기라도 한 것 처럼 나를 부른다. 그렇게 비자 발급은 너무나도 행복하게 잘 마무리 되었다. 

    난민이 될 뻔한 목바이 비자런 :: 베트남 바로 알기 (tistory.com)

     

    난민이 될 뻔한 목바이 비자런

    지난 주에 비자발급이 까다로와졌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 번 달 중에 한국에 다녀 올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월말에 중요한 미팅이 생겨 다음 달로 연기를 하려다 보니 비자기한이 26일인

    iyeuvn.tistory.com

    호치민으로 오는 도중 세찬 비가 내린다.

      호치민으로 오는 길에 소나기도 한 차례 내렸다. 그러더니 내가 내릴 때즘 되니 비가 그치는 것이 아닌가!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3분쯤 걷고 있는데 성당이 보인다. 차량으로 지나가면서 눈길로만 보았었는데 오늘만큼은 여유롭게 들어가 보고 싶었다. 평일 낮 시간이여서인지 성안 예배당은 잠겨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어 조금 아쉬웠다.  

    호치민시 1군   Huyen Sy 성당 전면
    나팔 모양의 기둥 장식이 이쁘다
    성모 마리아 상
    에수님 상
    아기를 보살피는 천사의 상

      성모 마리아 상과 예수 상의 앞에 향을 꼽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천주교와 베트남 현지인들의 신앙의 조화라고나 할까?

     

      여유로움과 평안함을 느끼며 성당을 나와 푸미로 가는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시클로를 모는 아저씨가 자구 내 옆에 와서 말을 걸려고 한다. '시클로를 타고 시내 관광을 하자는 거겠지!' 아예 모른 척을 하고 말도 하지 않고 한 두번 고개를 젖혀 싫은 눈빛만 보냈다.

     

      모든 것이 끝났다 싶으니 배가 고프다. 기분도 좋은 데 버스 정류장 옆에 버거킹이 생각났다. 와퍼에 치킨도 푸짐하게 먹어야지 라고 부푼 마음으로 가방을 열었다. "아...!!" 지갑이 보이질 않는다. 뒤로 메고 있던 가방의 주머니에 넣었는데... 처음엔 가방 속에 있겠지 하면서 공원 옆에 서서 가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권 있고, 명함 집 있고.... 핸드폰은 손에 있고. 그런데 지갑이 보이질 않는다.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았다. 대뜸 오늘의 운세가 생각났다. 금방 마음을 고쳐 잡았다. 명함집에 카드도 무사히 있고, 무엇보다 여권도 멀쩡하니. 큰 액땜 한 셈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화를 낼 정도로 정신도 없었던 것 같다. 

     우선은 푸미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이제 현실적이 갑갑함이 엄습했다. 버스비도 없다. 직원에게 돈을 송금해 달라 하고, 신한은행을 찾아 돈을 마련하던지 지인들이 있는 푸미흥으로 택시를 타고 가서 택시비를 지불받고 다시 1군으로 돌아와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급히 직원에게 현금을 내 통장으로 송금해 달라고 지시는 했지만 언제 입금이 될 지, 그 이후로는 어떻게 해야할 지 갑갑하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발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호아마이 정류소에서 일하는 여자 직원이 보였다. 무슨 용기가 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급하게 구글 번역기를 틀어 그 직원에게 보여 주었다. 내게 묻는다. "돈이 다 떨어졌어? 없어?"라고. 내 절박함을 어떻게 알았는지 나를 버스에 태우고는 기사에게 20만동을 건네며 내 차비라고 했다. 감사하기 그지없었다. 차량이 더나려고 할 때, 다음에 오면 꼭 갚겠다고 하니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버스에 올라 내가 보여준 메시지를 보니 엉망이었다. 급하게 적다보니 말도 안 되는 글이었는데 내 심정을 읽은 것 같다. 

    구글 번역기로 여직원에게 보여준 메시지

     

      버스 안에서 멍한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시클로가 생각났다. 왜 그렇게 내 옆에 바싹 붙어 따라 왔는지. 이미 지나간 일이다. 호치민에서 그걸 생각해 냈어도 아무런 대처 방법은 없었을 것 같다. 매장으로 돌아오니 안도감과 허탈감이 함께 한다. 

     

      요 녀석 비자! 참 사람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요물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일 방문히기로 한 친구와 통화를 했다. "몸도 안 다쳤고, 여권/카드도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자"라고 한다. 내 마음도 그렇게 마음 먹기로 결정한 상태였는데도 좀 더 편안해 지는 느낌이다. 친구가 전화 마지막에 말한다. 잃어 버린 돈만큼 더 벌게 더 열심히 근무하라고!! 

      

      저녁이 되자 한동안 귀국해 있던 중국인 기술자들이 여섯 분이나 돌아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전에는 자주 오던, 그런데 그 중 몇 명이 한국으로 돌아가 뜸하던 회사 직원들이 여섯 분이나 와서 나를 반기며 "사장님 오래간 만이네요. 이제 자주 올께요"라고 하신다. 오늘 저녁엔 행차 매장에 고객들이 북적거린다. 여기도 비가 온터라 습한데도 외부에서 식사를 하시는 베트남 고객들도 있으시다. 

      액땜 한 것이려니 해야겠다. 그렇게 비자 연장을 마쳤다. 무비자 입국인 경우 규제는 없는 듯 하다. 그리고 목바이에서는 출국 증빙서류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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