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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만 잘 살면 된다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네
    베트남 개괄/베트남 생활 적응기 2024. 5. 15. 20:20

     어제 한국에서 반가운 선배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건강하신지, 가족들은 모두 무탈하신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배님께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당신만 잘 살면 된다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살고 있네"라고.

     처음 그 말을 듣곤 '한국도 모두 힘들다고들 하더만... 나만 어렵게 힘들어 하는 것처럼 보이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끊고 멍하니 앉아 있다 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다. 얼마전 친구도 멀리 한국에서 날아와 골프치러 갔다 오자 하고, 오늘 도착한 동서는 호텔에 도착한 후 명품 짝퉁 특A급을 살 수 있는 곳을 알려 달라고 했다. 백화점때부터 함께 했던 후배는 언제든 한국에 빨리 오시라고, 자기는 한 달에 큰 거 한 장 이상씩 번다고 ... 이사님도 백화점 월급 받는 것 이상은 해드릴 수 있다고도 한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잘 되면 정말 좋은 일이다. 특히나 나랑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야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번에는 웬지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다. '내가 잘못 살고 있는건가?' '나만 잘못 되고 있는건가?' 지금의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과 방법은 굴뚝 같지만, 자금 압박이 모든 것을 붙잡고 있다는 현실 판단에 오늘도 마음이 무겁게 앉아 있었다.  

     

      갑자기 오늘 부처님 오신 날 생각이 났다. 베트남도 부처님 오신 날이 같을까? 직원에게 물어보니 맞다 한다. 매장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 보다는 움직이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자전거를 타고 이발소로 향했다. 머리를 짧게 깍아달라 하니 단번에 마음에 들게 군인처럼 깍아 주었다. 푸미에서 가장 큰 사찰중에 하나인 곳으로 향했다. 오후 2시가 되었는데도 불자들이 가득하다. 

      야외에 마련된 법당에는 신도들이 가득 모여 스님의 선창에 따라 '나무아미타불'을 암송하고 있었다. 한국에선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인데 이곳에서는 '관세음보살'은 빠져 있다. 나무아미타불은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것으로 내세에 대한 기원이고, 관세음보상은 현세에서의 복을 기원하는 것을 감안하니 놀랍다. 항상 현세 복을 기원하며 매일 향도 피우고 성주신에게도 제를 지내는 사람들인데 막상 사원에서는 내세만을 기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웅전에 들어 삼배를 하고 기도를 드렸다. '부모님 건강하게 살펴 주시고, 가족들과 친척들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게 지켜 주십시요. 그리고 여기 같이 있는 사람들 모두 건강하게 지켜 주시옵고 제가 하는 일도 잘 될 수 있게 살펴 주세요' 라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고, 해야 할 일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에 대만 고객들이 올 수 있도록 메시지도 보내고, 상품 구매 신청도 해야 하고, 오늘 저녁엔 멘보사를 요리해서 고객분들께 드려야갰다....

     

      사원을 나오면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어제 선배님이 말씀하신 ''너나 잘 하세요'가 그런 말씀이었구나'라는. 내가 내 스스로 힘들어 하고 지쳐하고 있었던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 부처님 오신 날. 푸미의 하늘은 참 맑다. 

    사찰을 방문한 신도들의 관광버스들
    석가탄신일 기념 플랭카드가 걸린 사찰 입구
    대웅정 전경 : 마치 성의 궁궐같다
    관세음 보살 상
    인공호수를 끼고 세상을 굽어보시는 부처님
    대웅전 법당 내부
    대웅전 바로 앞에서 오침을 하면서 쉬고 있는 신도들

     

    나무아미타불을 암송하고 있는 신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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