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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째라면 서러울 베트남인 소비자의 건강 챙기기
    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9. 09:34

     

    공감 편의점 외부 전경

      코로나 격리조치가 해제되면서 판매가 거의 멈춰버린 컵밥류와 일부 봉지 라면 등이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2+1 할인판촉과 30~50% 할인행사를 진행해 보았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전량 폐기하는 사태를 맞았다. 유통에 대한 학습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베트남 소비자들의 독특한 태도를 한가지 발견하게 되었다.

      유효기간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즉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한국인과 비슷할 정도로 집요하다는 뜻이다.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들은 따로 빼 놓고 가끔씩 우리 직원들이 먹도록 하고 있는데 그냥 사먹기엔 부담되는 상품일 지라도 유효기간이 지난 그것들은 거의 입에 대지 않고 있었다. 얼마전 초코파이 두 박스와 오예스 두 박스가 유효기간이 지나 겉 봉투를 뜯고 간식으로 먹으라고 놓았는데 며칠이 지나도 그 상품들은 줄어 들지를 않았다. 그저 내가 출출할 때 내 배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전부였다. 봉지라면이나 포장 김치 등이 유효기간이 지나면 자주 찾아 오시는 한국인 고객분들께 설명을 드리고 구입하신 상품 봉지에 넣어드리곤 하는데 그러면 한국 고객분들은 “주시면 고맙지요! 이건 품질에 문제 없어요.”라고 기쁘게 웃으시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시고 가져 가신다. 

     

      베트남인 고객분들께도 이렇게 설명을 드리고 상품을 몇 번 드리려 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객들은 “괜찮다”라고 하시고는 굳이 그 상품은 테이블에 빼 놓고 가시는 것이었다.  ‘내가 왜 유효기간이 지난 걸 먹어!’  ‘내가 무슨 돈 없는 거지로 아는 거야!’라는 식으로. 하기야 우리 직원들도 안 먹는데, 수입산 상품을 사 먹는 사람이 뭐가 아쉬워 그런 것 받아 먹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 ‘얼마나 식품 등에 불신이 가득했으면 저렇게 경계를 할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유효기간 때문에 베트남 고객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상품이 있다.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은 상품에 유효기간이 아닌 생산일자이 기록되어 있는데 몇 몇 소비자들이 이걸 보고 아이스크림을 들고와 이 상품은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하는 것이다. 생산일자를 설명해 드려도 그럼 이것은 유효기간이 언제까지인지를 묻거나, 다른 상품들은 유효기간인데 왜 아이스크림만 생산일자냐고 따지시는 분도 있었다. 

      매장에 들어 와 이것저것을 살펴보는 고객들 중에는 돈 조금 있고 뭔가 ‘난 한국 수입상품을 살 수 있는 그런 사람이야’라는 부류가 있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온 와이프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남편은 그저 매장을 둘러 보고 있고 와이프는 이것 저것 새로워 보이는 상품은 직원에게 “이건 뭐야?”라고 물어보곤 가격은 물어 보지도 않고 바구니에 집어 넣는다. 이 때가 기회이다. 내가 나서야 할 때이다. 정관장 상품, 홍삼, 유자차, 매실청, 홍초 등을 가르키며 몸에 좋은 제품이고 특히 한국 유명 브랜드라고 설명하면 대부분은 “네 주세요”라며 상품을 구매해 가시곤 한다. 샴푸와 로션 스킨, 치약 등의 생활용품도 그래서 매장에 추가되기 시작하였다. 처음엔 한국인 고객분들을 위해 준비하였는데 이제는 베트남인 고객분들도 구매가 늘어가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공짜라면 양재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는데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깔끔히 상품 선택과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 ‘건강 상품과 브랜드’ 베트남인 고객을 잡기 위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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