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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처럼? 제발 처음처럼만!
    베트남 개괄/베트남 생활 적응기 2024. 1. 11. 07:43

      베트남 사람들에 대한 첫인상은 매우 개방적이며 우호적인 것 같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환하게 웃으며 마치 지인을 만난 듯 대하는 모습에 의아해 하기도 했던 경험이 있다. 같이 일을 하면서도 느끼는 감정은 매우 가족적이며 예의가 바르다는 것이다그런데 문제는 마지막이다. 시작이 반이면 끝이 또 반이다.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느끼는 것은 베트남 사람들에겐 뒤 끝이 있구나. 정말 좋지 않구나라는 것이고 그래서 마지막을 제대로 마무리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도 명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주재원들이 베트남에 와서 3가지의 복을 받으면 만사형통이라는 말이 있다. 그 세 가지의 복은 집안 일을 도와주는 가정부를 잘 만나는 것, 회사나 자가 차량의 기사를 잘 만나는 것 그리고 자기 직속 베트남 부하직원을 잘 만나는 것이다. 베트남에서의 복은 모두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다. 그만큼 자기 바로 주변의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집에 식구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함께 산다는 것은 조금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육아와 집안 청소 등을 도와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또 다른 축복일 수 있다. 몇 몇 집에서는 가정부가 아예 집에서 숙식을 하면서 같이 살기도 했는데, 우리 와이프는 나와 마음이 맞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출퇴근을 하며 집안 청소와 빨래, 설거지를 해 주고 가는 방식을 택했다. 아주머니는 시골에서 올라와 생활을 하시는 분인데 아이들을 좋아해서 우리 아이들도 잘 따르고 이모처럼 같이 잘 지냈기 때문에 다른 가정부들의 무서운 행동을 들었을 때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아이들 중에는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자기가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어인 아이들도 있다. 그런 어느 가정의 가정부가 행했던 이야기이다. 평상시에는 아이들을 잘 보살펴 주고 챙겨주는 것처럼 행동하다가도 부부가 아이를 맡겨 놓고 나가 혼자서 애를 맡게 되었는데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마구 때리고 윽박질러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몸과 마음이 망가져 버린 경우였다.

      소문으로 들은 한 사례는 아기가 아주 어렸는데 평상시에는 가정부가 아이를 정말 잘 챙겨주고 그 아이도 보모를 정말 잘 따랐다고 했다. 그런데 남편이 회사에서 본국으로 복귀 명령을 받게 되었고, 부부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보모에게 알리고 임금에 보너스까지 넣어주고 서로가 헤어짐을 아쉬워 했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한국행 비행기는 보통 저녁 늦게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날 부부는 보모를 다시 불러 오후에 아이를 맡아 챙겨 달라고 하고 귀국전 쇼핑을 위해 시내를 갔다 왔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헤어져 공항으로 가 비행기에 올랐는데 그 때부터 아기가 자꾸 울기 시작했다. 비행기를 타고 고도가 높아져서 그런가 싶었는데 울음을 그치지 않아 몸을 살펴보니 수술자국이 보였고, 서울에 도착하여 병원에 급히 가서 확인을 하니 아기의 장기가 없어졌음을 발견했다는 끔찍한 이야기이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내용이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베트남 가정부나 보모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기엔 충분한 사례가 분명하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가정부나 보모를 채용하는 경우엔 되도록이면 집에서 함께 사는 것은 지양하고 업무로 집에 와서 청소나 애들을 보살펴 주는 시간제로 운영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근무하던 가정부나 보모를 교체하거나 그만 두게 하는 경우에는 전후에 시간을 두고 경계를 확실히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교체를 하거나 그만 두게 하는 사유를 충분히 그리고 당사자가 나쁘거나 싫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을 설명해 줌으로써 나쁜 감정을 절대 갖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직원이 문제가 있어도 회사에선 마음대로 직원의 퇴사를 강제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해당 직원의 사실 확인서와 시말서 등을 문서로 받아 놓아야 하고 그 횟수가 3회 이상 되어야 하는 등의 법적인 제약도 있다. 베트남 현지 불량직원들의 퇴사 문제는 많은 사례들이 있어 인사 담당자들은 노동법 등에 대해 공부를 확실히 하여야만 회사에 피해를 끼치지 않게 할 수 있다. 인사 담당자 뿐만 아니라 모든 관리자는 직원에 대한 관리에 있어 특히 퇴사를 하는 직원에 대한 관리는 철저하게 하여야만 한다.

       지척에서 같이 계셨던 사장님에게 발생한 실화이다. 사장님은 빈증의 한 공장에서 공장장 업무를 10여년하시다가 퇴사를 하여 새롭게 한국에서 화장품을 런칭하려는 회사의 법인장을 맡게 되었다. 공장에서 전체 업무를 총괄하셨던 분이니 총무와 재무에 있어서도 베트남 내에선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베트남 시장에서 새로이 사업을 시작하려 했던 시기였으므로 사장님과 직원 한 명이 법인을 만들고 사무실을 만들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그런데 하루는 갑자기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찾는 전화가 왔다. 회사 은행에 있던 자금이 모두 없어지고 같이 일하던 직원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었다. 사무실로 달려가 좌초지정을 들으니, 사장님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거래처를 뚫어야 하고 파트너들을 만나러 다녀야 했기 때문에 은행 계좌 송금에 필요한 송금장표에 사인을 몇 개씩 더 해주고 있었는데 그것을 이용해 직원이 자금을 자기 계좌로 이체해 버리고 잠적해 버렸다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상태이지만 우선은 그 직원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그런데 그 직원은 당당하게도 메시지를 한 장 남겨 놓고 사라진 것이였다. 급히 돈이 필요해서 회사 돈을 먼저 좀 쓰고 2년에 걸쳐 자기 급여에서 차감하면서 갚아나가겠다는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황당한 메모였다.

      영사관에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를 하고 이틀 만에 그녀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경찰에게 잡혀 경찰차에 실려 가는 모습에서 세상을 포기한 듯, 아니 자기 일은 다했다라는 듯한 묘한 표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좌초지정을 알아보니 남편과는 이혼하고 아이는 엄마가 고향에서 키우고 있는데 집안에 돈이 없어 사채를 쓰게 되었고, 그 돈이 불어나 가족을 해하겠다고 하자 회사 돈을 그냥 가져가 모두 갚아버리고 남은 돈은 엄마 은행계좌로 옮겨 놓은 것이었다그녀의 행동이 악의에 찬 행동은 아니었지만, 사장님은 베트남과 베트남 사람에 대한 온갖 정이 다 떨어졌다며 부들부들 떨고 계셨다. 난 사장님을 달래야만 했다. 직원이 잘못을 이미 알고 있고, 그 돈을 갚으려는 의지도 있으니 감방에 넣는 게 다가 아니고, 합의를 통해 그 돈을 받아 낼 수 있도록 해 보자고 말씀을 드렸다. 사실 감방에 들어가게 되면 그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더더욱 멀어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직원이 그 돈을 몇 개월에 걸쳐 갚으려 한다는 말에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결국 사장님은 자녀의 수능을 핑계로 내게 직원에게서 돈을 받아 달라고 부탁을 하시며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더 이상은 베트남 사람들을 믿을 수 없을 것 같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어졌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나는 매 달 그 돈을 회수하기 위하여 호치민으로 가서 그 직원을 만나 조금씩 돈을 받았고, 1년에 걸쳐서 돈의 전부를 회수하였다.

      가족처럼 잘 챙겨주고 정도 주고 평생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직원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는 언제든 아무 거리낌없이 등을 돌릴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내 등에 칼을 꼽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2004년 처음 베트남에 도착하여 롯데리아 업무 인수인계를 할 때의 일이다. 기존의 일본 롯데리아에서 베트남 롯데리아를 관리하던 것을 한국 롯데리아가 인수하여 운영하게 된 것이어서 우리는 일본 직원들로부터 인수인계를 받게 되었다. 1달간 같이 근무하며 업무를 인수 받았고, 퇴근 후엔 모두 같이 일본식 가라오케에 가서 회포를 풀기도 했다. 일본식 가라오케에 갈 때마다 일본인 법인장의 옆에는 같은 아가씨가 앉아 자리를 하는 것을 보았다. 주말에는 따로 밖에서 만나 여행도 다니고 집에서 같이 자기도 한다고 자랑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 달은 지나갔고 일본인 관리들이 본국으로 귀국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귀국 전 날 우리는 두 사람에게 감사도 표할 겸 그들이 자주 가던 가라오케에 들렀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아가씨들도 일본인들이 내일 본국으로 귀국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인 법인장이 술이 조금 들어가자 파트너에게 스킨쉽을 하였는데 그 때부터 싫어하는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파트너가 법인장의 얼굴에 귀싸대기를 때리는 것이 아닌가! 술집에서 이런 광경은 처음 목격한 것이라 모두가 어리둥절 했으나 남자 직원들이 그녀를 순순히 데리고 나가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하였고, 옆에 아가씨들도 이제 갈 놈이 웬 행패야!’라는 식으로 쳐다보면서 그냥 우리끼리 놀자는 식이었다말도 안 되는 상황에 가라오케 주인에게 몇 마디 하고 그저 형식적인 사과 멘트를 듣고 우리는 그 자리를 떴다.

     

      ‘! 갈 놈이니 더 이상 잘 할 필요가 없다라는 뜻이란 것을 알게 되니, 베트남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겠다는 생각과 경계를 낮춰서는 절대로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특히 내가 약점을 보인다거나 그들에게 손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될 경우를 미리 생각하여 경계하고 주의를 할 필요가 있슴을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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