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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비실을 나만의 매장으로 만들기 위한 구상
    베트남 생활/공감 매장 만들기 2024. 1. 22. 18:43

      쇼핑몰 MD 컨설팅을 시작하기 전, 쇼핑몰의 관리자에게 저 위치를 점포로 개발할 수 있는 지 사장님께 한 번 문의해 봐 달라고 했지만, 그 곳은 경비실이라 사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듣고는 너무나 실망스럽고 사장의 안목이 정말 야속하기까지 했다그러니 이 쇼핑몰이 이 모양이지!’라고 한탄을 할 정도로.

     

      사장님에게 KNG Mall 운영에 대한 몇 건의 의견을 제안하고, 인정받아 관리 및 MD의 컨설팅을 진행하면서도 가끔 그 위치에 대한 나의 꿈을 드러내 보았지만 역시나 이 부분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내 내부에서 계속적으로 끓어 오르는 나만의, 작은 것이 아름다운 매장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은 꺼지지 않았다또 한 번의 우연이 찾아왔다. 내가 다른 컨설팅을 해주던 호치민시의 한 대학을 방문하던 차에 정문 바로 앞에 있는 빵 하우스라는 한글 간판이 붙어 있는 제과점을 발견하였다. 베트남 사람들은 작은 것이라도 선물을 너무 좋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나는 여성인 학생처장과 한국어학과 학과장에게 조그마한 조각 케익이라도 사가야겠다는 생각에 매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분명 베트남 제과점인데 어딘가 한국냄새가 나는 듯하여 직원에게 사장님이 한국사람이냐?”고 묻자 베트남 사람이고, 저 분이다라고 그녀를 가르키는데 그녀가 내게 다가왔다. “제가 사장인데 무슨 일 있으세요?” 그녀와 몇 마디를 나누고 마카롱 몇 개를 사고 나오면서도 난 마음이 울렁거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빵을 이용한 자그마한 매장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연을 갖게 되었다. 호치민의 인문사회과학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부산외대에 유학을 갔다 와서는 베트남 E-mart의 식품 MD로 입사를 하여 피자 PB제품을 개발하는 작업을 하고, 식품 MD를 하면서 제빵에 관심을 갖게 되어 다시 한국에 가서 제빵을 배우고 돌아와 친구와 제과점을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 30대 중반도 되지 않은 그녀의 당찬 모습과 과감한 행동에 정말 기특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시 한 번 KNG Mall의 사장에게 그 위치를 내가 직접 매장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경비실을 남겨둔 채로. 그러면 한 번 해 보라는 승낙이 떨어졌다그렇게 나는 KNG Mall에 있는 그 위치에 그녀와 함께 매장을 만들어 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제빵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는데다 호치민시에서 매주 냉동반죽 등을 배송한다는 것과 직원 교육이었다. 중국에서 제빵 제과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를 불러 같이 미팅도 해보았는데 그 친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원재료 공급 문제이고, 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프랜차이즈가 필요 없고, 그렇지 않고 공급만 받을거면 굳이 호치민시에서 받아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였다.

      결정을 내리지도 못하면서도 도입하여야 할 기기, 매장 레이아웃 등을 모두 그려내고 어떻게 해야할 지를 고민하기만 하면서 또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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