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나 매장을 보아라

  한 발 물러나 매장을 보아라. 내 자리에서 한 걸음 물러나야 나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오랜 주재생활을 하다 한국에 귀임하여 본사에서 근무하다 처음 영업으로 처음 발령받은 곳은 롯데백화점 관악점이었다. 베트남의 다이아몬드 백화점에서 일년 정도 잡화팀과 여성팀장을 하면서 영업의 경험을 하긴 했지만 정식으로 한국 롯데백화점에서 영업을 맡아보긴 처음이었기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관악점에서 잡화팀장 직책을 부여 받았기 때문에 매일 아침 점장님과 1층 정문에서 고객님들을 맞는 오픈 행사를 진행하였다. 설기환 점장님 이셨는데 오픈 행사가 끝나면 가끔 나를 부르셔서 건물 주변을 같이 걷자 하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와 지도를 해 주셨다. 그 중에서도 “한 팀장은 매일 하루에 한 두 번씩 매장을 나와 밖에서 건물 전체를 둘러보고 외부 환경도 살펴보고, 외부에서 내부를 보도록 해요”라고 하시며 안에서만 움직이면 전체를 보지 못하고 보는 시각이나 관점을 넓게 할 수 없으니 주의하라고 일러주셨다. 

  그 후로 말씀을 실천으로 옮겼으며 이제는 습관이 되어 있다. 작은 매장이기 때문에 고객들을 접객하는데 집중하다 보면 매장이 돌아가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더 쉽게 알 수 있었다. 가끔씩 밖에 나와서 매장 전체를 보게 되면 우선 외부 간판 조명의 이상 유무, 스피커에서 나오는 방송의 정상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내부에서 직원들의 움직임과 행동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의 최초 접객 위치 변화 : 오픈 당시 & 6개월 후

  오픈 초기에는 최소 한 명의 직원이 매장 정문 앞에서 고객을 맞이 하도록 교육하여 진행되었으나 차츰 직원들은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아예 고객이 외부에서 보면 매장에 직원이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가 되어 버렸다. 매니저를 밖으로 조용히 데리고 나와 이런 상황들을 설명을 해주고 교육을 하라고 지도 하지만 잠시 시행될 뿐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한다. 직원들이 정문쪽에 있으면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편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며, 카운터 쪽에 있는 직원과 잡담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고객의 이동사항 등을 보지 못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최종에는 게을러 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돈치킨이나 공감 매장을 찾아주시는 고객들 중에는 가끔 내게 “직원들 교육이 참 잘되어 있는 것 같다”며 칭찬을 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특히 돈치킨은 직원들이 지금도 꼭 문 앞에서 고객이 입점하실 때 문을 열어 드리며 인사를 한다. 물론 돈치킨은 저녁에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수시로 고객들이 들어 오셨다 나가시기 때문에 상시 배치가 되어 있어도 문제가 없다.

돈치킨 매장 출입구에 배치된 직원 모습

  하지만 공감 매장의 경우 고객이 그리 많지 않아 매장이 비어 있는 시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그 자리에 서있으라고 하는 것은 필요 이상의 조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장에 두 명이 있으면 한 명은 반드시 출입구 옆의 테이블에 앉아서 고객의 래점을 주시하라고 하고 있다.

 

  나도 종종 점장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매니저를 매장 외부로 불러 쇼핑몰 전체를 둘러보면서 이런 내용들을 설명해주곤 한다. 외부에 나와서 둘러 보아야 매장이 전체적으로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쇼핑몰도 둘러 보고 해야 지금 상황이 어떤지 파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쇼핑몰에 고객이 많으면 전단지를 돌릴 수도 있는 것이고 그 시기에 주요 고객층이 어떤지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3층에 있는 영화관에서 새로운 영화가 개봉되었는지, 누가 주로 와서 보는 지. 상영기간은 얼마나 되는 지 등을 파악하고 나면 그에 맞는 판촉도 준비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