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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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금식일!!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2. 1. 19:08
'설 연휴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서 이제 주머니에 돈이 줄어 든 탓일까?' 쇼핑몰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슴에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고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듯 했다. 심지어 저녁 시간에 항상 붐비던 커피숍 외부에도 사람들이 뜨문뜨문 보였다. 원인을 찾아 보려 직원들에게 "오늘 무슨 특별한 날이니?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 라고 물으니 그 중 한 명이 "오늘 고기 안 먹는 날이에요!"라고 대답한다. "뭐? 금식일? 밥을 안 먹는다고?"라고 물으니 식사를 안 하는 건 아니고 육식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것도 한 달에 4일씩이나. '아!' 15년 전 롯데리아에서 근무할 때 내 부하직원 중의 한 명이 불교도였는데 언젠가 "오늘은 고기 안 먹는 날"이라며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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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인들에 대한 정부의 배려와 인민들의 이해??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29. 12:04
일전에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5군의 재래시장을 시장조사 한 적이 있다. 5군에 있는 Binh Tay시장에 도착해 보니 아쉽게도 시장 내부의 Renewal가 진행되고 있어 외곽부분과 임시로 설치된 철로 임시로 제작된 박스형 매장만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재래시장이 주는 활력은 그대로며 도소매를 함께 하는 시장이어서 그런지 오토바이와 사람이 얽혀 더욱 복잡한 느낌을 갖게 해 주었다. 주재원 생활을 하던 당시 한국에서 VIP가 오시면 꼭 전통 재래시장을 방문일정에 넣으라 하셔서 한 번은 VIP를 수행하시는 임원님께 여쭤 본 적이 있었다. "백화점을 개발하는데 왜 꼭 재래시장을 가 보시려 하시는 건가요?" 당신도 "VIP의 정확한 심중은 모르겠지만 재래시장에 가면 국가별로 판매되고 있는 상품에서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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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아무리 뭐라 해도 자기 원해서 온 것 아닌가요?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18. 18:16
내 글을 올리기 시작한 며칠 후 한 어르신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매일 꼬박꼬박 글을 읽고 있는데 한 번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전화를 드려 무슨 일이시냐고 묻자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시면서 "그래도 자기들이 베트남 오겠다고 선택해 온 것 아닌가!"하면서 일종의 불만을 토로하셨다. 아마도 내가 베트남이 사회주의 정책 운용, 베트남 사람들의 게으름, 무책임감, 뒷통수 치기 등에 대한 내용들을 게재한 것에 대해 돌려서 나를 책망하시는 듯 했다. 말씀을 듣고 전화를 마친 후 다시 한 번 내가 생각하고 쓴 글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베트남에 파견 되어서 9년 생활, 자의적으로 선택하여 지금까지 횟수로 6년을 생활하고 있다. 울화통이 터지는 일들도 많이 겪고, 사람을 이용해 먹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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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이발의 경험 : 황홀하고 무한한 감사의 경험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11. 07:41
코로나 사태로 한달 하고도 보름 정도를 이동하지 못하고 매장과 50m앞에 임시 숙소로 마련한 호텔만을 왔다 갔다 하면서 지냈다. 아파트에서 나올 때 여벌을 많이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더 이동을 시도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파트에 키우고 있는 화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당시 2주가 조금 넘은 상태였는데 2주를 넘게 화분에 물도 주지 못했고 뜨거운 공기가 집안에 가득 차 있어서 말라 죽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었다. 아파트에 같이 거주하시는 분과 통화를 하는 기회가 있어 그 말씀을 드리니 아파트 키를 매니저가 퇴근할 때 전달해 주면 집에 들어가 화분들 물을 주고 오시겠다고 하신다.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키를 전달해 드렸고 그 날 밤 우리 화분들의 사진을 보내와 주셨다.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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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계셨네! 걱정했어요!”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11. 07:41
세 분의 고객들이 매장을 들어오면서 나를 보고는 갑자기 “사장님 계셨네! 걱정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번 주 부터 내가 사용하던 zalo 계정이 갑자기 닫혀 있어서 걱정이 되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처음 베트남에 왔을 때 사용했던 모바일 폰 번호로 만들어진 zalo계정을 사용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내 모바일폰과 노트북의 zalo 페이지가 닫혀 버린 것이었다. 현지 직원에게 원인과 대책을 물어 보았는데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번호는 자동 소멸되는 경우가 있고, 이런 경우에는 zalo 계정은 살릴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지금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번호를 사용하여 새로 zalo 계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전에 등록되어 있던 고객의 3분의 1 정도만이 회복된 상태이다. 그러니 몇 몇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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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서로가 감사하고 공감한 이별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10. 10:25
우리 매장에서 자주 물건을 사시는 고객 한 분이 물건을 사시고는 주저주저 하더니 내게 다가와 “사장님 저 내일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그 동안 맛있는 음식도 제공해 주시고 살갑게 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한국에 가서도 생각날 겁니다”라고 인사를 하시는 것이었다. “이제 한국으로 가시는 군요. 정말 축하드려요. 가족도 보러 가실 수 있고. 전 코로나 이후 약 1년 8개월을 못 돌아가 가족들을 못 보고 있네요. 가셔서도 건강하시고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말씀 드리고 악수를 마치고 매장 밖까지 나가 마지막 배웅을 해 드렸다. 15년 이상을 해외생활을 하다 보니, 손님이 오셨다가 배웅을 위해 공항을 나갔다가 그 분들을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태워 보내고 쓸쓸히 돌아오는 기분은 슬프기까지 했었다. 이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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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눔은 더 큰 행운과 행복으로 돌아 온다.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10. 10:11
Cong Cam 2호점을 오픈하면서 매장의 오픈 시간을 7시로 결정하였다. 바로 옆에 있는 Highland 커피숍이 7시에 오픈을 하고 있으며, 가끔 일찍 나와 매장 주변을 살펴 본 결과 8시 정도에도 많은 고객들이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아침을 즐기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1호점이 9시에 오픈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아침 잠을 2시간이나 앞당기는 것으로 내가 '과연 꾸준히 해 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감사해야 할 결정임이 분명하다. 하루에 1/12을 더 생활할 수 있게 해 준 결정이었고, 특히 아침의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시간을 선사 받은 것이다. 아침 7시에 매장 문을 열고 4절까지 full로 연주되는 애국가를 틀고 매장 정리를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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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배려가 주는 한국인에 대한 나쁜 인상베트남 사람 이야기 2024. 1. 10. 09:14
호치민시의 총영사관에서 통역과 지원업무를 하는 베트남 여성을 한 명 만났다. 그 여성의 남자 친구가 우리 회사의 직원이었고, 회사의 중요한 미팅에 통역을 해 주어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 여성은 한국의 모 대학에서 2년간 석사학위를 위해 유학을 다녀 왔다고 했다. 관광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는 베트남 사람이 한국에 대해 느끼는 것을 이것저것 물어 보다가 "한국사람이 싫었던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는데, 그 친구의 대답이 이러했다.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과 농촌활동을 간 적이 있었어요. 그 곳 마을의 아저씨가 사과를 깎아 주시면서 "베트남에서는 사과 못 먹지?"라고 하시길래 속이 상해서 "네 저희 베트남에선 사과 돼지들 밥으로만 먹여요"라고 답하고 그 사과를 먹지 않았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