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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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여기는 샴푸 안 파세요? 갖다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사 갈 텐데요.”베트남 생활/공감 매장 만들기 2024. 2. 2. 14:33
하루는 한 손님이 매장에서 상품을 고르시다가 “사장님 여기는 샴푸는 안 파네요. 갖다 놓으면 저도 그렇고 저희 기숙사에 있는 직원들도 많이 살 겁니다. 얼마 전부터 회사에서 공급해 주지 않고 개인이 구입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라고 제안을 해 주셨다. “네 알겠습니다. 업체에 제고 등 확인해 보겠습니다.”라고 답변을 드렸지만 그리 탐탁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실제 샴푸를 갔다 놓으면 이 사람도 안 올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샴푸는 종류가 많아서 준비해 놓은 상품을 안 살 수도 있고, 그럼 재고로만 남을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co.op mart에 가면 샴푸는 종류도 많은데 왜 꼭 여기서 사려고 하는 거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샴푸를 찾는 고객이 두 명, 세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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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이야기베트남 생활/공감 매장 만들기 2024. 2. 2. 14:30
베트남 고객들은 떡볶이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청소년 고객들은 우리 매장에 와서 왜 떡볶이를 왜 안 파느냐고 하기도 하고, 아쉬워 하면서 인스턴트 떡뽁이를 대신 사가곤 했다. 사실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작년에 한국에 잠시 들어간 기간 동안 떡뽁이와 김밥을 어떻게 만드는지 배워오고 싶었지만, 당시 코로나가 한국과 베트남에서 갑자기 확산되는 상황에서 지인들도 거의 만나지 못하고 집에서 아이들과 있다가 그냥 돌아오게 되었다. ‘내 전공이 아닌 것은 전공에게 맡겨라’라는 식의 생각을 고집하던 나였기에 내가 모르는 것을 상품으로 만들어 맛도 없는 음식을 만들어 팔고 싶지는 않았다. 특히 베트남 고객들에게 ‘이것이 한국식이다’ 라고 하면서 팔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어찌 보면 참 어리숙한 생각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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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창고에 쌓여 있는 왕새우들베트남 생활/공감 매장 만들기 2024. 2. 2. 14:27
한치를 공급해 주시는 서 사장님께서 한국에 수출하는 왕새우가 있는데, 우리 공감 매장에서 판매해 보는 것을 어떻겠냐고 의견을 주셨다. 샘플을 받아보니 새우를 정말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대박 상품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10박스의 새우를 주문하였고 하루라도 빨리 제품이 도착하길 고대했다. 제품이 받은 날, 매장에 오셔서 약주를 하시는 고객분들께 새 상품을 만들어 본 것이라며 시식을 해 주시고 평을 해 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모두들 “와 맛있네요” “새우가 참 크고 싱싱하네요”라면서 칭찬 일색이었다. 술안주 상품도 만들고 고객에게 직접 상품 판매도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팜플렛도 만들고 판촉도 기획하여 홍보도 진행하였다. 그런데 시식을 해서 무료로 드릴 때와는 다르게 판매실적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판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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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앞에 무릎꿇는 베트남 직원들베트남 생활/베트남 직장 이야기 2024. 2. 1. 19:10
언젠가부터 매장과 사무실 안에 종이박스와 플라스틱 통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원재료를 정리하고 남은 박스와 다 사용한 세제 통들은 바로 바로 매장 밖으로 꺼내 정리하라고 지시를 하였다. 일주일이 지나, 몇 차례의 지시를 했는데도 고객들을 쉽게 볼 수 있는 매장 카운터 앞에 또 박스들이 보여 이걸 치우라고 했는데 왜 안 치우냐고 지금 바로 갔다 버리라고 말을 하는데도 직원은 박스들을 안고는 버리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다. “갔다 버리라는데 왜 안 갔다 버리고 뭐 하는 짓이냐”며 화를 내자 핑계를 대기 시작한다. 밖에 갔다 버리면 주변이 지저분해진다고 했다. 그럼 이 쓰레기를 매장에 놔 두면 매장은 안 지저분하냐고 묻자, 이번엔 쇼핑몰을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밖에 내 놓으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순간 화가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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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팔아 뭐가 남아? 고객이 남는다베트남 생활/공감 매장 만들기 2024. 2. 1. 19:08
한국에선 담배 소매인 지정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한국에서 담배 판매의 평균 수익율을 약 8%라고 한다. 담배를 판매하는 편의점과 판매하지 않는 편의점의 매출이 2배가 나는 곳도 있다 하는데 그 이유는 고객이 담배를 사러 왔다가 이것 저것 추가 구매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 매장에서 한국 담배를 취급하게 된 계기는 단순 서비스 개념이었다. 몇몇 분이 매장에 오셔서 담배를 찾으셨는데 당시 내가 호치민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왔다 갔다 했었기 때문에 호치민에 가면 담배를 사다 드리는 심부름 역할을 한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담배를 사다 드리면 매장을 오셔서 담배만 가져 가시는 것이 아니라, 이것 저것 상품을 함께 사 가시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일부 고객에 한정되었고, 불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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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을 왜 해 주는데! 매출이 중요한 판인데!베트남 생활/공감 매장 만들기 2024. 2. 1. 19:08
2021년 한 해의 절반인 6개월을 코로나 사태로 시민들이 집에서 회사에서 격리된 상태로 생활하여야만 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자 대형 공장 건설을 마친 한국인 인원들이 한국으로 돌아갔고, 주재원들 중 많은 인원 또한 일년 넘게 귀국해 가족들을 보지 못한 관계로 이 참에 휴가를 위해 한국으로 떠났다. 한편 베트남 현지인들은 직장을 잃거나 근무시간 축소 등으로 인해 기존에 받던 보수의 많은 부분이 삭감되었다. 위드 코로나는 실행되었지만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은 큰 폭으로 증가하여 외부인과의 접촉을 더욱 꺼려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이런 여러 원인으로 인해 거리에 오토바이와 차량 그리고 이동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늘었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와 음식을 먹거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늘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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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해방, 하지만 아직 ...베트남 생활/코로나 극복기 2024. 2. 1. 19:06
베트남은 코로나에서 해방되었슴을 선언하고 제재 또한 풀리며 시민들은 자유로운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하였고 주말을 맞아 쇼핑몰로 몰려 나오기 시작했다. 베트남 커피 프랜차이즈의 대표 브랜드 하일랜드, 한국 커피공장을 운영하시는 분이 오픈한 Flaffe 카페 그리고 베트남 로컬 브랜드 Goong Tea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매장 앞의 오토바이 주차장은 자리가 없어 차로에도 오토바이를 세워 놓을 정도이다. 반면 같은 쇼핑몰에 입점한 레스토랑에는 고객들은 그리 눈에 띄지 않고 직원들만 고객을 기다리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태이다. 저녁 식사를 하여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시민들은 모두들 커피숍에 앉아 주말 저녁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베트남 사람들은,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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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면 버리게 되는 것을!베트남 생활/코로나 극복기 2024. 2. 1. 19:03
맥주를 따르다 넘치면 무의식 중에 입을 갖다 대고 넘쳐 흐르는 맥주를 받아 마신다. 조심스레 천천히 따르면 될 것을! 제품을 무조건 매입하여 창고에 쌓아 두었다가 유효기간에 임박하여 할인행사를 하거나 무료 증정을 하면서 허겁지겁 재고처리를 하는 모습과 같아 보인다. 코로나 위기에 공감 매장은 역으로 상품 공급을 제대로 못 해 판매를 못할 정도로 특수를 누렸다. 그러다 보니 제품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업체가 재고만 있으면 어떡케든 입고 시켜 주길 바라며 기존의 3~4배로 신청물량을 늘려 잡기 시작했다. 코로나 전 1회 평균 제품 구입금액이 3천 만동 정도 였던 것이 8월 이후에는 1억동까지 늘어 났다. 그런데 10월부터 방역 조치가 조금 완화된 이후로 거꾸로 매출은 기존처럼 조금씩 줄어 들고 있었고 Ext..